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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교장에 대한 추억과 교장 공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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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희망
기사입력 2018-02-05

예전에 근무하던 모 학교에서 겪었던 일, 그 해 학교 업무분장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부장교사들끼리 다툼이 있었다. 당시 교무부장이던 모 교사에게 다시 교무부장을 맡기려던 교장에게 다른 부장들이 항의를 한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교장이 특정 학교 출신 후배에게 혜택을 주려 해서 자신들에게는 교무부장 점수를 따야 할 기회를 안 준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학교에서 겪었던 일, 전근 첫해에 평교사로 근무하던 모 교사가 승진 점수가 거의 차 있는데, 자신이 부장을 해서 점수를 따야 교감으로 나갈 수 있으니 부장을 시켜 달라고 하면서 교장실에서 농성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소문을 들은 교사들 반응은, 요즘 아이들 말로 ~’이었다.

 

교사가 교감이 되고, 다시 교장이 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학교 밖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실제로 중등학교에서 평교사로 근무하면서 각종 점수를 쌓은 후 교감, 교장이 되는 비율은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장학사 시험을 거쳐 관료 생활을 하다가 일선학교에 교감으로 발령받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승진하고자 하는 교사 중 누가 평교사로 있다가 교감, 교장이 되려고 하겠는가? 장학사 시험만 합격하면 승진이 보장되는 구조에서 교사들은 몇 년씩 장학사 시험 준비를 하게 되고, 그 기간 동안 학교 교육활동에는 소홀하면서도 오히려 스펙 쌓기, 각종 연구·연수 점수 따기와 학위 취득에만 열중하게 된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 기피지역 근무를 둘러싼 경쟁까지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게 슬프지만 현실인 것이다. 그마저도 학연, 지연 등 인맥이 많이 작용하고 그 과정에 금품 상납 등 온갖 비리가 만연해 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교장공모제 확대를 두고 한국교총에서는 전교조 교사 교장 만들기’, ‘무자격 교장 양산정책이라며 난리를 치고 있다. 선정적인 문구를 동원한 이러한 반대는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고, 현실과 맞지도 않는 주장이다. 그것은 교감, 교장 등 관료들이 회원의 중심을 이루는 교총의 이기적인 선동에 불과하다. 솔직하게 밥그릇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교장공모제는 전체 학교가 아닌 자율학교에서 시행된다. 자율학교의 교장이 공석이 되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교장공모제 실시 여부를 정한다. 이들 학교 모두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가운데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를 할 수 있는 학교는 15%로 제한되어 왔다. 그러다보니 내부형 공모 교장 가운데 교장자격증이 없는 평교사가 응모해 교장이 된 경우는 56명으로 전체 국·공립학교 9955개 가운데 0.56%에 불과하다고 하며, 내부형 전체 573명과 비교해서도 9.8%에 그친다고 한다.

 

전체 교사의 81.1%가 교장공모제 확대를 반대한다는 한국교총의 지난 17일 설문결과를 보면 누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지 뻔히 보인다. 전교조와, 좋은교사운동의 발표를 보더라도 현장의 대다수 교사들은 내부형 공모제 확대를 원하고 있고 나아가 교장 자격증을 없애고 교장 임기를 마치면 다시 평교사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직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도 내고 있는 현실을 굳이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교총과 보수단체들은 기득권 지키기에 몰입하는 흉한 모습을 더 이상 보이지 말고 해방 이후 학교 교육을 망치고, 비민주적인 전횡을 일삼은 교장제도에 대해 반성하고 학교자치와 민주주의를 실현할 방도를 고민하기 바란다. 또한 정부와 교육부는 자율학교와 자공고에 한해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도록 되어 있는 현재의 교육공무원법을 고쳐서 내부형 공모교장을 일반학교까지 더욱 확대하고, 나아가서 장기적으로는 전체 학교에 교장선출보직제를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자치와 학교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해야 사회와 국가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전 교사와 학부모들이 바라는 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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