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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바로알기] 불안에 대처하는 마음, '눈감고 가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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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실심리팀
기사입력 2018-11-13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 눈 감고 간다(윤동주)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밤길을 떠올려보자.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실루엣은 그게 무언지 모르기 때문에 더 무섭다. 다양한 상상들이 더 무섭게 만드는 것이다. 윤동주 시인은 그래서 차라리 눈을 감으라고 한다. 어둠 속에서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것들은 실체가 없는 것이니까.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짧은 생을 마쳤던 시인은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는 나라를 잃었어. 어두운 밤처럼 두렵고 절망적인 상황이야. 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괜히 겁먹지는 마. 가야 할 길이 있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차라리 눈을 감아. 태양을 사모하니? 별을 사랑하니? 그렇다면 너희들이 옳은 길을 걸어가리라 믿어. 우리는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되찾을 거야. 나라를 되찾고 우리 이름을 되찾고 우리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되찾을 거야. 무슨 일이 닥칠지, 내가 잃을 것이 무엇일지, 손익을 따지거나 미리 계산하지 말자. 두려움을 상상하지 말자. 발부리에 돌이 차인다면, 그때 눈을 뜨고 그 돌을 치우면 되는 거잖아."
 

윤동주 시인의 말처럼 상황이 절망적이든, 험난하든 가야 할 길이 있으면 가야 한다. 그럴 때는 차라리 눈 감고 묵묵히 가는 것이 용기이다. 이런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윤동주 시인은 일제에 저항하는 삶,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불안에 대처하는 마음도 그래야 한다. 때로는 용기가 부족해서 전전긍긍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럴 땐 용기를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과감하게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눈을 감는 것도 용기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계속 신경 쓰다 보면 더 불안해질 뿐이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느끼는 불안감은 발표를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라는 심리학자는 용기가 특정한 행동이 아니라 '두려워하지 않고 위험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실천하기 어려운 자기희생이나 영웅적인 행동만이 용기인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는 크고 작은 불안들로 가득한 일상에서 두려움에 맞서 당당하게 버티고, 그렇게 버티다 필요할 때는 행동할 수 있는 용기이다.
 

용기는 '개인 내면에서 우러나는 것이라기보다 특정 역할을 맡게 되면 발휘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용기를 의무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 용기라는 가치로운 덕목도 평범한 일상이 될 수 있다. 구조대원이나 경찰관, 소방관은 직업 자체가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행동해야 한다. 두려움이 크다면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구조대원, 경찰관, 소방관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내 역할은 힘든 상황에 처한 타인을 돕는 것이다' 또는 '앞으로 사소한 위험들은 피하지 말고 맞서보자'라고 의무를 지워볼 수 있다.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용감해질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과 교사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자. "학교에서나 집에서 내가 맡게 될 용기 있는 역할을 무엇일까?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내가 직접 나서서 역할을 맡으면서 일상 속에서 용기 지수를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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