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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는 모두의 일이다"

스쿨미투, 유엔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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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혜·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장
기사입력 2019-03-11

  2018년 한 해, 가장 많이 트윗된 사회 분야 해시태그는 '#스쿨미투((#schoolmetoo)'다. 그러나 학교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스쿨미투 열 달 만에야 나온 교육부의 종합대책에는 고발자들이 주장해온 전수조사, 페미니즘 교육, 학생인권법 제정 등이 빠져 있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정부에 고발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했다.

 

 청소년들이 직접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위원회)에 스쿨미투의 현황을 전하고 한국 정부에 제대로 된 권고안을 내려주길 요청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를 읽은 위원회는 스쿨미투 고발 활동가들을 유엔 사전심의에 초대했다. 여권도 항공료도 없는 우리는 스쿨미투 고발을 세계에 전하기 위한 마음 하나로 긴 여정을 시작했다. 우선 유엔에 보내는 스쿨미투 지지 서명과 함께 무사히 제네바까지 도착하기 위한 펀딩 사업을 열었다. 부산, 서울, 충청,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캠페인이 이어졌고 4천 명에 가까운 시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 2월 16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집회에 참석한 교사가 집회구호가 담긴 선전물을     ©여성위원회 제공

 

 그리고 2월 4일.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활동가인 나와 청소년 당사자, 장보람 변호사는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제네바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국제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 아동 인권 전문가들을 만나 한국의 스쿨미투 현황을 알렸다. 7일에 열린 위원회의 아동 미팅과 사전심의에도 참석해 청소년 당사자가 직접 한국 정부에 권고안을 내려주길 요청했다. 연설에 감명받은 르네 윈터(Renate Winter) 의장은 청소년 당사자에게 아동 인권에 관한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유엔에서 만난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학내 성폭력이 이렇게 만연하기까지 정부는 무엇을 했나?"였다. 그러나 아동 성폭력에 대한 교육기관의 신고의무에도 스쿨미투 고발 중 수사가 이뤄진 학교는 절반도 안 된다. 교육청 감사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미온적이었고 그 결과 새 학기에 가해 교사가 버젓이 교단에 설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학내 성폭력은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한국의 10대 여성들의 운동은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매우 큰 귀감"이라며 자긍심을 높여줬다. 또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만들어 낸 사회운동이라는 점, 많은 시민이 이에 응답하고 동참했다는 점에 크게 찬사를 보냈다.

 

 유엔에 다녀온 후 2월 말에 반가운 소식이 제네바로부터 도착했다. 위원회가 유엔 본심의에서 이뤄질 쟁점 질의 목록에 '스쿨미투 이후 대책'을 꼽은 것이다. 이제 한국 정부는 5월 말까지 유엔에 답변해야 한다. 우리의 '말하기'는 결국 침묵과 방관의 사회를 점차 바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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