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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LO핵심협약 비준 의지 '불투명'

협약 어긋나는 법안 발의… 나라 안팎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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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기사입력 2019-03-11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 총회. 지난 1월 ILO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총회에 참석할 수 있을까. 그러나 기 싸움만 벌이는 국회의 상황이나 정부·여당이 내놓은 비준 관련 안을 보면 문 대통령의 참석은 불투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최근 정부가 과연 ILO 핵심협약 비준에 의지가 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노동계에서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준비해 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개선위)의 행보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개악안'이라 표현하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어냈다. 대표적으로 해고자, 실업자, 퇴직자 등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면서도 비종사자인 조합원이 노조 활동을 하려면 '사용자에게 통보·허락을 받아야 한다'거나 '비종사자는 조합의 임원·대의원으로 선출 불가능하다' 등 ILO 협약에 어긋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 노동법률단체들은 지난 5일 긴급선언을 통해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개악안 철회와 ILO 핵심협약 조건없는 비준 등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사노위 개선위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최근 개선위는 △쟁의행위 시 직장점거 금지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엄격화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삭제 등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노동법률단체는 지난달 27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경사노위는 ILO 핵심협약의 비준을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국제노동기준에 미달하거나 심지어 국제노동기준을 위배하는 방향으로 노동관계법령의 개정을 논의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온전하고 조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과 법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비판은 나라 밖에서도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이 국제노동기준에 미달·위배한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을 문제 삼은 것이다. EU는 지난 4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4월 9일 서울에서 열릴 8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 이전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분명한 진전을 이뤘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으로 서한을 보냈다. 한국정부가 여전히 ILO 협약에 부합하는 노동법 개정과 관행의 개선에 손을 놓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제발 국제적인 망신을 더 당하기 전에 ILO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즉각 비준하고 국회는 국제기준에 맞도록 법 개정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라고 촉구했다. 정국 주도권의 선점에 몰두한 국회, 'ILO 핵심협약 비준과 사용자의 민원 해결을 맞바꾼다'는 비판 속에서 6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ILO 100주년 총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석 달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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