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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지원 방안 "병명 모르는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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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4-12

  교육부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를 앞세워 초 1학년부터 고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교육부는 가장 중요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 원인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병명도 모른 채 처방전을 발급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달 29일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표집학년과 표집학교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수학 과목의 경우 올해 중학생과 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률은 각각 11.4%와 10.4%로 학생 10명 중 1명은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교육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이라는 사실상 전 학년 진단 평가 의무화 카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국어, 영어에 비해 수학의 성취 수준이 낮다거나 읍면 지역에 비해 대도시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수준의 분석만을 냈을 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왜 증가했는지에 대한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교육부가 제공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기초학력 미달비율 도표를 그래프로 전환     © 강성란 기자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집 평가를 실시한 2008년 12.9%였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6년 4.9%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한 전수조사기간 동안 미달률이 점차 낮아졌다. 그 과정에서 일제고사 점수가 높은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지급하고, 점수가 낮은 학생의 결석은 눈 감았던, 학업성취도평가 전국 1위를 자축하며 돌탑을 세운 도교육청 이야기 등 파행 사례가 매년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그리고 다시 표집평가를 실시한 2017년과 2018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7.1%와 11.1%로 증가했다.


 교육부는 평가 방법에 따른 기초 학력 미달 비율 비교 그래프도 함께 제공했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표집일 때보다 전집 평가를 시행했을 때 현저히 줄어든다.

▲ 교육부 제공 평가방법에 따른 기초학력 미달비율 비교표(중학교 3학년)     © 강성란 기자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 따라 2013년 초등 일제고사가 폐지됐지만 교육부는 2015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체제 재구조화 방안 연구'라는 교육부 정책연구보고서에서 초등 일제고사 부활 방안을 제시해 빈축을 샀다. 같은 해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제작하던 초4~6학년 대상 일제고사 문제지(초등기초학력진단 검사지)를 대표 출제하기로 한 충남교육청이 문제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험지로)학생들에 대한 진단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의견'이라는 이유였다. 그러자 교육부는 기존에 가진 진단보정도구에 있던 문제를 모아 문제지를 만들어 시도교육청에 제공했다. 이를 위해 2~3억원에 달하는 기초학력지원사업 예산을 특별교부금 형태로 집행해 비난을 샀다. 2017년 전집 평가를 표집으로 전환할 때에도 표집 비율을 기존 1.5%에서 3%로 확대하는 등 교육부는 학교자치, 교육 자치라는 대세를 거스르고 손에 쥔 권한을 놓지 않으려는 행보를 계속해왔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명확한 원인 분석 없이 초1~고1까지 모든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진단을 대책으로 제시한 것은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을 위한 끼워맞추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면서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기초학력을 책임지려면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고 수업시수를 감축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과 방대한 양의 교육과정을 재검토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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