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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싶은 신기한 학교"

현장/서울시교육청 제 1호 꿈담학교 하늘숲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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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4-15

 "일단 예뻐서 좋아요. 이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모습 그대로인 교실에 왜 문제의식이 없었을까를 생각해요. 공간에 애정이 없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애착이 생길 수 있나. 질문도 하게 됐고요."

 

 공간 달라지니 수업도 달라져
 1학년 담임인 윤세미 교사는 공간이 달라지니 수업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교실 뒤를 제외하고 3면을 칠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설계로 교사는 교실 앞, 때론 교실 옆으로 이동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의 시선 역시 교실 양옆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교실 앞 정중앙에서 권위로 이끌어가던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 수업을 구조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미세한 차이지만 일반 교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서 발표하는 것이 어색한 아이들은 칠판 아래 바퀴 달린 수납장을 꺼내 앉아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교사들의 어마어마한 이삿짐을 모두 수용하는 수납장의 매력은 덤으로 따라온다.

▲ 하늘숲초 저학년 교실의 모습     © 안옥수 기자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 제 1호 '꿈담 학교'인 하늘숲초등학교를 찾았다. 서울시교육청은 '꿈을 담은(꿈담) 교실' 사업을 통해 획일화된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공간혁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꿈담 학교'는 학교 공간 일부가 아닌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공간혁신을 시도했다. 학생 성장단계에 따라 교실을 3가지 유형으로 설계했고 넓게 낸 중앙계단은 놀이 공간과 휴게 공간 나눠 아이들 쉼터로 꾸몄다. 교무실 및 행정실은 열린 소통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당초 2018년 3월로 예정된 하늘숲초 개교를 앞두고 교사들은 2017년부터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를 꾸린 뒤 개교 준비를 함께했다. 하지만 개교가 늦춰지고 2018년 7월 하늘숲초는 꿈담학교로 지정됐다. 교사들은 꿈담 TF를 중심으로 학교 설계가 대략 완료된 이후 결합해 디자인을 검토하는 등 의견을 제시했다.   

  

 교실 안 작은 쉼터
 하늘숲초는 전 학년이 신발을 벗고 교실을 사용한다. 1학년 교실은 온돌을 깔고 칠판을 낮췄다. 5,6학년 교실은 사각 교실을 탈피, 아이들이 쉴 수 있는 자투리 공간에 툇마루를 설치한 이형교실로 꾸몄다. 책장과 빈백 소파가 마련된 교실 안 쉼터는 아이들의 생활도 바꾸었다.

▲ 쉬는 시간 이형교실 쉼터에서 활동하는 학생들     © 손균자 기자

  이 교실을 사용하는 5학년 담임 한지하 교사는 "아이들에게 공간 이름을 공모한 결과 '작은 쉼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했다. 중간놀이시간이면 작은 쉼터는 책을 읽거나 빈백 소파에 기대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의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세로로 길게 제작한 사물함, 앞에만 나오면 부끄러워 칠판 쪽으로 붙는 아이들이 기대고 설 수 있는 발표대 등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디자인이다. 


 중앙계단 쉼터에서 대화에 한창이던 5학년 김나경·진혜율 학생은 "교실 테라스에 앉아 친구들과 책을 보거나 수다를 떠는 시간이 너무 편안하다."는 말로 교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짬 날 때마다 기댈 수 있는 중앙계단 쉼터에 대한 평가 역시 '엄지척'이었다.


 3학년 정서은·허하은 학생 역시 "이런 실내 놀이터가 있는 곳은 주변에 우리 학교 뿐"이라면서 "오고 싶은 신기한 학교", "사물함도 세로로 길게 칸칸이 구분되어 있어 재밌고 사용하기 편하다."는 자랑을 늘어놓았다.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한 교장실과 교무실, 행정실도 눈에 띈다. 교장실 문 절반을 차지하는 유리창은 이 학교 최성희 교장의 책상과 맞닿아있다. 창문 밖 아이들의 시선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성희 교장은 "학기가 시작한 지 한 달도 넘었는데 이제 아이들에게는 신기할 것도 없다."며 웃었다.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와 학교가 너무 좋다고, 교실도 교장실도 집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고마울 뿐이다.

 

 아쉬운점 보완되길
 아쉬운 점은 없을까? 하늘숲초는 '꿈담 학교'로 지정됐지만 교실과 중앙계단을 제외한 도서실 등 특별실은 꿈담 공간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서관, 돌봄실 등을 꾸미기 위한 교사들의 고민은 진행형이다.

▲ 중앙계단은 학생들의 쉼터와 놀이공간으로 꾸몄다.     © 안옥수 기자

 

  학생 성장단계에 따라 교실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지만 5·6학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이형 교실은 현재 4·5학년이 사용하고 있다. 다른 학년에 비해 학급당 학생 수가 27명으로 많은 4학년이 공간이 더 넓은 이형 교실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유동적인 학년 학생 수를 고려하지 못한 결과다.

 

  전교생이 교실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1학년 교실에만 온돌이 깔렸다. 교육부의 신축학교 표준설계안 교실 크기가 가로, 세로 각각 50㎝ 씩 줄어들면서 교실이 작아지게 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휴식과 놀이를 위한 중앙계단이지만 급식실 공간 문제로 아이들이 1·2부로 나눠 식사를 하는 학교 상황 때문에 1층 교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수업시간에는 점심식사를 한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놀이를 즐기기 어렵다.


 이 학교 최미영 교사는 "더 많은 아이들이 쾌적하고 아름다운 이 공간에서 안정감을 갖고 다양한 사고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위해 "교실을 사용한 이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이를 보완해가는 과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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