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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하늘에 울려퍼진 '참교육의 함성'

■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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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정
기사입력 2019-05-31

▲ 전교조 결성 30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참교육 마크를 들고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즉각 취소!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이 주요 구호였다.     © 최승훈 우리교육 기자

 

▲ 전교조 각 지부, 지회, 분회에서는 자신의 요구를 담은 다양한 선전물을 대회장에서 선보였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커다란 글자 하나씩 한사람씩 나눠들어 완성되는 구호 피켓이었다. 수많은 구호피켓 중 하나인 '굿바이 법외노조'     © 사진. 유영민 객원기자



○… "엄마, 이 매가 진짜게. 가짜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찌감치 조합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행사에 어린이학교를 동시에 열고 있다. 매년 전국교사대회와 전국참실대회 어린이학교는 조합원 자녀들에게 인기가 많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운영되어서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곳에 가면 1년 전 친해진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다. 이날 7살에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총 97명이 어린이학교 학생이 됐다. 인솔교사가 13명, 진행 팀원이 5명으로 115명의 무리가 서울 시내 한복판을 함께 움직였다. 7세부터 10세 어린이들은 종각과 충무로 일대에서 남산골 한옥마을을 거닐면서 매사냥과 전통놀이를 했고 집에 가는 어린이의 손에는 매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들려있었다. 운현궁을 거닐면서 해설을 들었던 11세부터 14세 어린이들은 인사동에 있는 인사아트센터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별자리 우주'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오후 6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엄마를 만난 한 어린이는 엄마를 보자마자 사진을 보여주며 수수께끼를 냈다. "엄마, 이 매가 진짜게. 가짜게" 

 

▲ 528 풍물단은 흥겨운 우리가락을 연주하면서 교사대회의 포문을 열고, 행진대열을 선도한다. 청와대 앞 광장에 울려퍼지는 풍물소리는 5천의 교사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해 왔다고 청와대에 먼저 알린다.     © 사진. 손균자 기자

 

 ○… 교직 생활 마지막 1년, 버킷리스트

 

 교사대회는 흥겨운 풍물가락이 문을 열었다. 40명의 교사로 구성된 528풍물단. 힘차게 울리펴지는 북, 장구, 꾕과리와  태평소 소리는 종각 사거리를 가득 메우고도 남았다. 최윤희 교사는 내년 3월이 정년이다. 올해 전교조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그의 교직생활 마지막 1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지난 3월부터 지회와 지부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했고, 528 풍물단원이 되어 처음으로 전국교사대회에서 장구를 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종각역에서 청와대 앞까지 무거운 장구를 메고 행렬을 선도하는 긴 여정이었지만 행복하고 뿌듯했다. 최교사는 내년에 열리는 전국교사대회에도 가서 풍물도 하고 후배들의 활동도 지원하고 싶다. 그는 퇴직교사가 되어서도 영원히 전교조 교사다.

 

 ○… 교사들이 땀 흘릴 곳은 교실이어야

 최영자(남원 하늘중학교) 교사는 초임 발령 이후 전교협 활동부터 시작해서 이제 교직생활 3년 남았다. 전교조 결성하고 30년이 지났다. 한세대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거리에 서서 교육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이건 너무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교사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른 새벽 집을 나서고 버스를 타고 땡볕에 서울 한복판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청와대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날 교사들이 거리에서 흘린 땀은 거리가 아닌 학교에서 애들하고 같이 교육활동하면서 흘려야 할 땀이다. 최교사는 "후배교사들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지금 바로 법외노조 취소가 바로 되어야 할 이유다. 

 

▲ 최영자 남원하늘중학교 교사가 청와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는 3년 후면 정년퇴임을 한다. 87년 전교협활동부터 32년 세월, 한세대가 바뀌고도 남은 세월을 교육민주화운동과 함께 해왔다.     © 사진 김상정 기자

 

 

 ○… 작은 깃발이 가장 눈에 띈다

 60개가 넘는 깃발이 대회장 하늘 위에서 펄럭였다. 눈에 띄는 건 역시 본부 깃발색과는 다른 노란색, 분홍색, 하늘색, 보라색, 무지개색 등의 깃발들. 그 중 보라색과 무지개색의 2개의 깃발이 함께 펄럭였던 전교조 여성위 깃발은 압권이었다. 종로타워 앞 하늘 위로 펄럭이는 깃발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있다 보니 어느 순간 아주 작은 샛노란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깃발 엄청 작아요"라는 말을 건네자마자 "이 깃발은 가로 70cm, 세로 50cm예요. 일부러 눈에 띄라고 작게 만들었어요." 천안업성고등학교 분회는 전국교사대회에 가지고 오려고 깃발을 만들었단다. 안그래도 깃발이 티끌하나 없이 깨끗하다 싶었다. 77명 중 16명이 조합원이고, 그중 2030조합원이 10명이나 되는 학교다. 분회에서는 총 5명이 교사가 교사대회에 함께 왔고 그중 4명이 2030이다. 전교조에 가입한 연유를 물었더니 모두 선배 교사들이 신규교사여서 고생할 때 곁에서 챙겨주셨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평소 대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려고 가입하게 되었단다. 이들은 생일잔치할 때 쓰는 고깔도 쓰고 깃발도 들었다. 전교조 조합원이 된 지 6년, 2년, 1년이 된 3명의 교사는 모두 20대 교사다. 

 

▲ 전교조 천안업성고등학교 분회는 전교조 결성 30주년기념 전국교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깃발을 새로 만들고 전교조 생일잔치를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고깔을 미리 준비했다. 대회를 마치고 청와대까지 행진할 때도 가장 작은 깃발이 눈에 확 들어온 데는 이 고깔이 한몫 톡톡히 했다.     © 김상정 기자

 

○… 770원 머리띠, 가성비 갑!

 

 "개당 770원이고 '파티머리띠'라고 검색하면 금방 떠요. 색지에 흑백 인쇄해서 글씨 모양대로 잘라서 머리띠에 붙이면 되죠." 안순애 전교조 충북지부 총무국장의 설명이다. 순간 '<교사대회 특집> 전교조 홈쇼핑 생방송'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방송 배경화면은 30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 무대다. 듣다 보니 계속 재활용이 가능한 아이템이다. 우선 법외노조 직권취소 될 때까지 계속 쓸 수 있고 또 사안이 바뀌면 다른 문구로 바꿔도 종이라 재활용이 되니 환경 보호도 된다. 다른 지부에서도 따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겠다 싶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30주년이라서 구호 머리띠 30개를 만들었다. '법외노조 취소, 노동 3권 쟁취, 참교육 30년, 전교조 해직교사 원직 복직' 등의 문구가 머리띠 위에 달렸다.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해직된 34명 중 한 명인 이성용 전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해직교사복직'이라는 문구가 담긴 머리띠를 모자 위에 찼다. 

 

▲ 전교조 충북지부가 준비한 구호가 달린 머리띠. 30주년 기념이라서 총 서른 개를 만들었다.     © 김상정 기자

 

○… 기간제 교사, 전교조 가입할 수 있어요.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는 대회장 한 켠에 작은 부스를 차리고 기간제 교사 권리찾기 안내수첩과 조합원가입 리플렛을 관심있는 교사들에게 안내했다. “기간제 교사는 교직에 잠시 스쳐가는 사람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교사이며, 정당한 학교 구성원입니다. 기간제교사특위는 기간제 교사들의 권리를 찾아나가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합니다.”라고 책자에 소개되어 있다. 기간제 교사는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조합원이 많아서일까?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특위부위원장은 기간제 교사라면 누구나 전교조 조합원이 될 수 있다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에서는 대회 한켠에 부스를 차리고 기간제교사권리찾이 안내수첩을 나눠주며, 기간제 교사도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으니 전교조조합원들이 가입권유활동을 해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 사진. 김상정 기자

 

○…깃발 들고 큰 걸음으로 뚜벅뚜벅

집회에서는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몇가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깃발. 집회마다 그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2014년도에 전교조 참교육실장으로 전임을 시작했다. 박근혜 정권시절 국정역사교과서 저지를 위해 주말도 없이 싸움에 앞장섰던, 때로는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농성장이나 집회에 가는 때가 더 많았던, 그러다 법외노조가 되면서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해직당한 34명의 교사 중 한명이 된 교사가 있다. 신성호 교사다. 사무실에서 엑셀의 신으로 불리던 그는 농성장 살림도, 베테랑이다. 무엇이 어디에 있으면 좋을지 누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설명을 해가며 척척 배치를 바꾼다. 이번 30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에서도 깃발은 여느 때와 같이 신성호 교사가 들었다. 87년 신성호 교사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민주화투쟁의 대열에 섰던 당연했던 신성호 학생은 교사가 되었고 전교조 조합원이 되어 교육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대열에도 늘 서 있다. 해직교사가 되면서는 깃발과 함께 서 있다.

 

▲ 교사대회를 마치고 한 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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