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그들이 가졌을 두려움, 그리고 '용기'

■ 항일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2 임시정부 - 상해

- 작게+ 크게

임선일 · 서울 구로고
기사입력 2019-10-03

  어떤 일이 진행된 뒤에 남겨진 것, 흔적. 흔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진다. 그렇지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이 있다면 사소한 흔적이라도 찾아서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꼭 100년 전 상해에 수립된 대한민국의 뿌리,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길은 너무나 소중하다.


 선선한 바람이 귓불을 간지럽히는 9월 어느 날, 상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박 4일의 짧은 여정. 주요 답사지는 상해와 항저우 지역의 임시정부 청사, 김구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의 거주지(피난처), 윤봉길·김익상 의사가 주도한 의열 투쟁의 현장, 일제 만행의 현장으로 크게 4곳이었다.

▲ 항저우 임시정부 청사의 모습     © 임선일

 

 첫 답사지는 윤봉길 의사가 다수의 일본 고관을 처단한 의열 투쟁의 현장, 홍커우 공원(現 루쉰공원). 이 의거는 이후 임시정부가 일제의 탄압을 피해 10여 년간 이동하면서도 중국 정부로부터 꾸준히 지원을 받게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곳을 본 뒤, 임시정부 청사와 요인들의 거주지 등을 답사하니 독립운동가들이 가졌을 두려움과 이를 극복하려는 용기, 긴박함이 더 절실하게 느껴져 사소한 부분도 꼼꼼하게 관찰하게 되었다.


 각지의 임시정부 청사와 요인들의 거주지는 너무나 비좁아 한국의 고시원이 떠올랐다. 가흥에 있는 임정요인의 거주지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작은 방에 1인용 침대 2개에 작은 옷장과 책상까지 있어 방안의 통로는 성인 남자 1명이 겨우 다닐 정도였다. 추석이 지난 9월에도 아직 습한데, 한여름은 어떻게 지내셨을지. 타지에서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에 다시금 존경심이 들었다.


 의열단 단장 김원봉이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터. 아무리 타지라지만 허술한 관리는 입구부터 씁쓸함이 느껴졌다. 입구에는 벽돌이 어지러이 쌓여있었는데, 김포지역 청소년들이 허름한 시멘트 담장에 붙인 표지판이 아니었으면 찾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입구를 지나 비탈길을 한참 오르자 산중턱 수풀 속에 여기저기 부서져 형태만 남은 학교 건물이 앙상하게 서 있었다. 빨리 수리하고 보존해 달라는 듯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먹먹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마지막날 방문한 남경 위안소.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했을까? 답사 내내 함께 했던 소녀상 인형과 박영심 할머니 등을 담은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사진기의 한 화면에 담을 때에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여러 감정들 때문에 한 동안 셔터를 누를 수 없었다.

▲ 남경 위안소의 모습을 일본군 '위안부' 동상과 함께 찍었다     © 임선일

 

 아이들에게 독립운동사를 가르칠 때마다 묻곤 한다. '너희가 100년 전에 태어났다면 어떠한 삶을 살았겠니'라고. '처음에는 독립운동을 했을지 모르지만, 친일로 변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잔인한 고문을 어떻게 견뎌요?, 독립운동 넘 힘들 것 같아요.' 아이들의 답변을 반박하거나 혼내지 않는다. 다만, 독립운동은 작은 용기에서 시작한다고, 위대한 활동이 아니라도 다른 모습의 독립운동이 많다고. 지난 촛불혁명도 소소한 시민의 작은 용기들이 모여 거대한 물결을 이룬 것이 아니냐고.

 

<일정>

1일차 :  홍커우 공원 - 상해 임시정부청사 - 만국공묘(송경령 능원) - 영경방  -  신규식 선생 거주지

- 황포탄 의거지


2일차 : 가흥 임시정부 요인 거주지, 김구 피난처 - 재청별장(김구 피난처) - 항저우 임시정부 청사      - 한국독립당 사무소터(사흠방) - 임시정부요인 거주지(오복리)와 군영반점

 

3일차 :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천녕사) - 남경대학살 기념관 - 회청교


4일차 : 남경 위안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교육희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