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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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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숙 · 인천 개부초
기사입력 2019-11-06

올해 6학년 수업을 한다. 6학년 1학기 사회는 조선 후기부터 현대사를 공부한 뒤 민주주의와 경제를 배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1년 동안 한국사를 배우고 일본강점기에서 근현대사까지 일주일에 3시간씩 거의 두 달에 걸쳐 배운다.


 그렇게 아이들과 조선 후기 일본강점기를 거쳐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6월 민주화 항쟁을 배웠다. 긴 흐름 속 마지막 6월 민주화 항쟁을 가르칠 때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와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 죽어간 사람들(박종철, 이한열 열사) 이야기를 하면서 울컥하는 마음으로 말하게 되기도 한다.

 

 "살만한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참여하자. 특히 선거는 꼭 해야겠지!!"
 그리고 쉬는 시간, 나는 허무해졌다. 민주시민 양성은 늘 교육목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학교 관리자는 학교를, 교사는 교실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지만 정작 교사들에게는 이 같은 민주시민의 기본 권리인 정치 기본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천한 적도, 고민한 적도 없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교사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려면 교사의 정치 기본권 보장은 필수다. 마치 맛본 적 없는 맛 난 음식을 아무런 감흥, 영혼 없이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맛있을 거라고 가르치는 꼴이다. 모르긴 몰라도 교사, 공무원 투표율을 따로 뽑아보면 굉장히 낮을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면 교사들은 정당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주는 월급 받고 적당히. 그러니 투표소에 가는 게 뭐 그리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월급은 나오는데. 공무원, 교사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건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이다. 정치에는 관심 두지 말고 참여하지도 말라고 하면서 아이들에게는 민주주의를 제발 좀 잘 가르치라고 하니. 그게 말이 되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머릿속 이론이 아니라 자신이 고민한 만큼 참여한 만큼 실천한 만큼 꿈꾸고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 정직하게 세금 내고, 어른이 되어 세상 속으로 쏟아져 나올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그래서 그 누구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어야 할 교사에게 정치 기본권을 주기 바란다. 정말 민주주의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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