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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지자 행보로 거꾸로 가는 교육 시계

정부, 정시 확대 골자로 한 대입제도 개편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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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란 · 박근희 기자
기사입력 2019-11-04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급물살을 탄 대입제도개편 논의가 정시 확대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2일 국회에서 진행한 정부 시정 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정시 확대가 아닌 '학생부 종합전형 보완' 입장을 밝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시정 연설 직후 교육부는 설명 자료를 내고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 및 유관기관 의견 수렴을 거쳐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정시 확대 여론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견지했고 교육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수용해 지난 9월 26일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진행한 '교육 공정성 강화 특별위원회' 직후 학종 보완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정시 확대'가 수면에 오른 것이다. 

▲ 전교조 등 69개 교육단체는 2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시 확대 반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근희


 교육계는 '공교육 포기 선언'이라며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달 23일 "수차례 정시-수시 비율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던 교육 당국이 대통령 발언 한 마디에 '정시 확대'로 돌아섰다. 교육 현장을 대혼란에 빠트리고 지지율만 올리면 되는 것인가"를 따졌다.


 전교조 대전, 제주, 충남, 울산, 경북 등 17개 시도지부 역시 성명을 내고 정시 확대가 아닌 근본 대책을 낼 것을 요구했다.


 김승환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정부의 갈지자 정책이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대입제도개선연구단장을 맡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도 "교육부가 교육주체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통령 시정 연설 3일 뒤인 10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강조하며 "(수시 비중 확대는) 학생부의 공정성과 투명성, 대학의 평가에 대한 신뢰가 먼저 쌓인 후"라고 선을 그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대입제도 개편 △고교 서열화 해소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입 제도에서 획기적인 학종 개선에 주안점을 두며 비교과 영역 중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 과감하게 손질할 뜻을 밝혔다.


 또 특정 고교 유형에 유리하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입학 전형은 축소·폐지하고 학종과 논술 위주 전형의 쏠림 현상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를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11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시 비율을 어느 정도 상향할지는 '2018년 대입 공론화 과정에서 이미 합의했던 내용'과 '현장 의견 청취로 정한다'며 명확한 비율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국가교육회의가 대입 공론화를 통해 권고한 비율은 30%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해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는 등 범부처 차원의 대응을 약속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정시 확대 흐름은 교육 전문가이자 일선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해 온 교사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다."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현재 운영 중인 2015년 교육과정과 충돌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걸림돌 △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 선결 △고교서열화 해소 걸림돌 △ 수업혁신·평가혁신으로 발전해온 교육의 퇴행 △문제풀이 교육으로 학생이 잠자는 교실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좋은교사운동도 "교육 불공정 해소는 출신학교 차별을 없애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없애고 대학 간 서열을 없애는 정책이 먼저 추진되어야 한다. 입시를 통해 사회적 공정을 이루겠다는 것은 교육의 본질도 잃고 공정도 잃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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