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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먼 이야기 '난민', 학생과 만나는 일이다

| 인 | 터 | 뷰 | 학생과 그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위해 싸우는 오현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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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정
기사입력 2019-11-04

난민. 지구 밖 먼 우주에서 바라본 작고 푸른 공 모양의 지구에는 수십억의 사람들이 국가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전쟁과 종교, 이념 등의 갈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한국에서의 삶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자리한 아주중학교에서는 이란에서 온 김민혁 학생의 난민 인정을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발 벗고 나섰다. 150여명 가량이 카톡방에 모여 함께 의논하고 행동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김민혁 학생은 난민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의 난민 인정을 위한 활동을 펼쳤던 오현록 교사는 지금,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이란으로 추방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김민혁 학생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일이다. 2010년부터 동네에서 함께 뛰놀며 지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이란으로 뽷겨날 위기에 처하자 학생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를 찾아왔다. 이때만 해도 오현록 교사에게 김민혁 학생은 그저 옆 반 학생이었을 뿐이었다. 난민 문제는 관심조차 없었고 너무 먼 이야기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담임을 맡았던 반 몇몇 학생들의 고민 상담 수준이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한 달 정도 되는 시간에 소송자료를 다 읽고 난민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혹독하고 끔찍한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사퇴를 한 날인 지난달 14일, 서울대 학생들은 아크로폴리스에서 김민혁 학생 아버지의 난민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법무부의 올해 난민인정률은 0.3%다. 한국정부가 99.7%의 난민들에게 가짜 난민이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 땅에 살고 있는 난민을 어떻게 해서든지 가짜 난민으로 만들고자 하는 법무부 난민심사과의 반인권적인 행정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민혁 학생의 난민지위가 인정 되고 아주중 학생들이 각기 다른 고등학교로 가면서 이제는 7명의 학생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모두 김민혁 학생의 오랜 친구들이다. 오현록 교사는 김민혁 학생 아버지의 난민인정이 녹록치않아 가끔은 힘들기도 하다. 왜 아직도 그러고 있냐는 볼멘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학생의 앞날과 현재, 그리고 그 아버지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 그가 지금 여기까지 온 이유다. 


 난민 문제는 교사 개인에게 어쩌면 특별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지금껏 탈북민 등 많은 아이들을 만나봤던 그는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또 어떤 학생들을 만날지 모른다. 학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학생이 바람직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게 교사의 임무라면 세상의 많은 다름들과 만나게 되지 않을까. 난민문제는 "교사들에게는 학생과 만나는 문제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고 인권을 지향하는 게 전교조참교육의 오랜 화두였던 것처럼 말이다. 89년 교사가 되었고 그 해 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해직되었던 올해 교단에 선 지 30년이 된 오현록 교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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