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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지정 취소는 '교육적폐 청산'

시행령 개정으로 국제중 폐지하고 교육공공성 강화 법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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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기사입력 2020-06-16

마침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일반중학교로 전환될 모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 대원·영훈국제중이 재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정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이번에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한 두 국제중은 원래 일반중학교였다. 2009국제중으로 지정되었던 것을 이제 다시 일반중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국제중은 처음부터 태어나서는 안 될 기형적인 학교였다. 조기유학을 줄이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실상은 명문고-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급열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 교육시민단체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지정 취소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 손균자 기자

 

 

교사·학부모·교육단체 등 당시 서울시민 70% 이상이 국제중은 특권층 자녀를 위한 귀족학교가 될 것이 뻔하다.”며 거세게 반대했음에도 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교육감, 그리고 두 사학의 짬짜미 이해관계 속에서 번갯불에 콩 튀겨 먹듯, 깜짝쇼를 하면서 졸속으로 국제중 설립을 밀어붙였다.

 

2009년 서울시교육청과 교과부(지금의 교육부)의 협의 자료를 보면, “특성화중학교, 즉 국제중으로 지정되면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교육 당국 스스로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200965일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협의 내용을 번복해 당시 교과부에 국고 지원을 요청했고, 교과부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해 917일 국제중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국제중 탄생은 이명박 정부 · 공정택 교육감 · 사학법인이 한통속이 되어 온갖 꼼수를 동원, 무리하게 추진한 일이었다. 이제라도 이 전 대통령, 공 전 교육감, 그리고 두 사학법인 관계자들은 국제중 탄생의 내막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할 것이다.

 

2013년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성적조작을 통한 부정입학등 백화점식 비리와 부패의 민낯이 드러나 국제중 폐지 여론이 높았다. 여전히 사람들은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성적조작을 통한 부정입학에 부모 또는 조부모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정문이 안되면 옆문, 옆문이 안되면 뒷문으로라도 꼭 국제중 들어가야 한다는 목표 아래 사회적배려대상자로 위장해서 입학하는 꼼수는 누가 생각해 냈고, 누가 주도면밀하게 추진했는지 등 베일에 싸인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 사회적 배려자 전형 취지에 위배된 성적 조작된 사실 확인 성적 조작 전모 파악 국제중 입학 대가로 금품수수 사례 적발 사학의 구조적 비리 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사실 빙산의 일각이지만 이는 국제중을 지정 취소하기에 충분한 사유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문용린 교육감의 국제중 감싸기는 눈물겨웠다. 국제중 존폐 권한이 교육감의 손에 달려있음에도 수시로 말을 바꿨다.

 

감사 시작 전에는 특별감사 이후 판단하겠다.”고 하더니, 감사가 끝난 후에는 검찰 수사 이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회에 가서는 지정 취소는 어렵다.”고 했다가 서울시의회에 와서는 조직적 비리가 드러날 경우 지정 취소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끝난 후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를 이유로 지정 취소는 못 하겠다.”고 몽니를 부렸다.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설립 목적을 벗어난 국제중의 지위를 배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라고 했다. 당시 교육부는 입학부정 또는 회계부정 등으로 학교 운영상 공익에 반하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교육과정 부당 운영 등으로 지정목적을 위반한 중대 사유가 발생한 경우 지정 기간 내에도 교육감이 지정 취소를 할 수 있게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바꾸었다.

 

교육청 감사결과와 검찰 수사 결과만으로도 국제중 지정 취소를 할 수 있었으나 끝내 문 교육감은 버텼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그 저의가 자못 궁금하다.

 

문제투성이인 국제중은 감싸고돌면서 반대로 교육 주체가 환영하는 혁신학교는 정당한 이유 없이 탄압해 지탄을 받던 문 교육감은 20146월 선거에서 낙선했고 국제중 폐지를 공약으로 건 조희연 교육감이 당선됐다.

▲ 영훈국제중 지정 취소를 촉구하는 교육시민단체의 요구에도 조희연 교육감은 영훈국제중을 재지정한 바 있다.   © 교육희망 자료사진

 

하지만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시민단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몇 년을 허송세월하며 좌고우면하다가 이제야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만시지탄이라는 한자성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국어고·자사고·국제고 등 특권학교의 일반학교 전환 방침에 생색내듯 숟가락을 얹은 셈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주지하다시피, 국제중은 영어유치원,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 명문대로 이어지는 중간단계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까지 입시경쟁으로 몰아넣었고, 사교육 열풍을 일으켰다.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 과정마저 수직적 서열화 통해 교육 불평등을 야기한 국제중은 교육 적폐 청산차원에서 진작 지정 최소 돼야 했다. 이제라도 일반중으로 전환된다니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제중 지정 취소는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문을 여는 첫걸음일 뿐이다. 균등한 교육 기회 보장, 교육의 공공성 강화라는 헌법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전국의 국제중, 국제고, 특목고 등 모든 귀족학교·특권학교를 속히 일반 학교로 전환해 수직적 서열화에서 수평적 다양화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교육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고 공정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제는 교육부 등 중앙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모든 특권학교를 일반 학교로 전환하는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

 

나아가 교육보다 정치·경제 논리를 앞세워 국제중과 같은 기형적인 특권학교를 또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21대 국회는 하루속히 교육의 공공성 강화 및 공교육 정상화를 실현하는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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