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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교권상담] 민주시민 교육의 기본 조건,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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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전교조 교권지원실장
기사입력 2020-11-17

 「사회 및 공공 영역에 대한 교사의 참여는 교사 개인의 발전과 교육 및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장려되어야 한다.(79조) 교사는 일반 시민이 누리는 모든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공직에 출마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80조) 교사가 공직에 출마할 경우 교사 신분을 유지하게 하여 경력과 연금의 손실이 없도록 하고, 임기 종료 후 동등한 직위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81조)」

 

 1966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ESCO와 ILO의 특별회의에서 채택한 「교사 지위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concerning the Status of Teachers)이다. 특별회의 참가 주체는 교원단체가 아니다. UNESCO는 국제연합의 교육과학문화기구, ILO는 국제노동기구로 국가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하는 회의이다. 역사, 문화, 경제, 사회, 정치적 배경은 국가별로 다양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정부 간 특별회의는 모든 회원국에서 위와 같은 교사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왜일까?

 학교 교육의 핵심 과제는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민주시민교육은 책갈피 이론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교사의 다양한 정치 활동 경험은 살아있는 민주시민 교육의 기본이라는 인식이다. 어떤 사람(교육목표)을 양성할 것인지, 어떤 내용(교육과정)을 어떻게 배우고(교육방법), 어떻게 평가(교육평가)할 것인지는 지배 권력이 아닌 교육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교육당사자는 학습자, 보호자, 교원, 교원단체, 설립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이다. 해방 후 7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교육제도, 교육정책, 교육과정, 평가 등 모든 교육활동에 관한 결정 권한을 지배 권력인 국가가 독점했다는 것이다. 핵심 교육당사자인 학생, 보호자, 교원의 권리는 보장하지 않았다.

 

 헌법 31조 6항에서 교원의 지위는 반드시 입법부에서 정한 법률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행정부와 사학법인으로부터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 취지와 달리 현실은 법률로서 교원의 시민권, 정치적 기본권을 원천적으로 제약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의 정당 활동을 금지하는 정당법(22조), 공무 외 집단행위를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66조)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교원이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 65조 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공무원의 정당 활동을 금지하는 법률이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헌재의 결정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다. 헌재는 정당 활동이 아닌 정치단체 활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 65조 1항은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9월 25일 인사혁신처는 국가공무원법 65조 1항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등 사실상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확히 규정했다.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헌재의 결정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과잉금지 위반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교사, 공무원에게도 헌법에서 보장한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국민청원이 23일 만에 10만을 돌파했다. 국가(지방)공무원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무원·교원 노동조합법에서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의 독소조항을 개정하라는 청원이다.

 

 이젠 국회가 응답할 차례이다. 대한민국이 헌법 제1조에서 천명한 민주공화국임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교사, 공무원의 시민으로서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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