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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열 정부 교육퇴행 막는 국회의원, 강민정

유초중등 교육예산 지켜내야
이주호, 교육부 장관 임명은 교육퇴행의 지름길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법제화 적극 시도하겠다

교육희망 l 기사입력 2022-11-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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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지지받고 자란 아이들이 우리 사회를 잘 지탱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어려워진 대학 재정 문제는 별도의 대학 재정 확충으로 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유초중교육도 고등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을 어린아이들에게 떠넘기는 식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고등교육 전용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강민정 의원이 10월 27일 제400회 국회 정기회 5분 발언에서 한 말이다. 강민정 의원은 학생들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없다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가 교육을 홀대하고 예산과 교사 수를 대폭 감축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며, 국회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이를 막아내자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4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이 1만 동이 넘고, 지진대비가 안 된 학교가 전체 43%를 넘어서고, 발암물질이 나오는 석면 교실 등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 미래교육, 맞춤형 교육을 말하면서 과밀학급, 과대학교를 외면하고, 교사 수를 줄이고 교육재정을 줄이는 현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위 ‘교육 선진국’들은 아이들이 코로나19로부터 입은 복합적 손실을 회복하기 위한 예산을 포함 교육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10월 31일 오후 2시, 교육희망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강민정 의원을 만나 교육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인터뷰는 이태원 참사 발생 이틀 후에 진행된 인터뷰로 강민정 의원은 ‘너무 가혹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번 희생자들 대부분이 8년 전, 초·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세월호 참사를 본 이들로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20~3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해진 또 한번의 참사에 강민정 의원은 ‘뜬 눈으로 이틀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민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코로나 3년을 지나고 들어선 정부는 ‘기초학력’을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태어나자마자 마스크 쓴 엄마와 아빠를 보고, 사람의 표정이 말을 할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배우지 못하고,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함께 경험하며 배우는 시간이 완전히 삭제된 채 살아온 아이들. ‘코로나 세대’라고 불릴 아이들이 만들어졌고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학력이라는 것도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학습 효과가 좋아진다. 그것을 외면하고 학습 격차, 학력 격차만 얘기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계속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 쥐꼬리만한 예산이나 인력을 지원해주고 학교별로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코로나 세대가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위치를 갖게 될 때, 상상하지 못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될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은 아동 청소년이 코로나로 받은 상처나 부작용을 연구하고 치유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116억을 들여 그것만 연구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업 손실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서 공부를 더 시켜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이것이 진짜 문제다."

 

-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데,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이주호 후보자의 경우, 오늘날 한국 교육문제에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원인 제공자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다시 교육부 장관이 돼서 교육정책 전체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호 후보자로 인해 이미 상상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았고, 그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가 만약 장관이 된다면 최소한의 신뢰 관계도 없이 교육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이주호의 공교육 황폐화는 전방위적이었다. 대학설립 준칙주의 도입으로 부실대학 을 난립하게 했고, 고교다양화라는 이름아래 자사고, 특목고를 만들어 고교 서열화를 이끌었다. 특히 일제고사 시행으로 학생과 학교를 무한경쟁에 빠뜨리고 줄세웠다. 국정역사교과서 탄생의 발단을 제공한 이도 바로 이주호였다.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가진 한계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대전환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거꾸로 10년 전 교육 기조를 되살리겠다고 한다. 교육의 역사적 퇴행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또다시 큰 갈등과 충돌이 예상 된다. 국가와 사회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안타깝다."

 

 

- 세월호 세대, 코로나 세대를 잘 이해하고 교육전환을 해야 할 시점에 정부는 AI라는 이름을 단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호 전 장관이 정부 요직에서 물러난 다음에 새로운 상표를 하나 찾아낸 것이 AI 에듀테크다. 이게 첨단 교육방법이고 선진 미래 교육이고 마치 자기가 전도사인 것처럼 강조하고 있다.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 국한된 접근방법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AI 에듀테크 관련 사교육 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많이 지적됐다. 이 사안은 국가권익위에 조사요청을 하고 국회 교육 상임위에서 정식 안건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AI 에듀테크 분야는이권이 굉장히 많이 걸린 분야라서 우려가 더 크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걸 보면, 대학설립준칙주의가 1996년 제정이 됐고 이를 근거로 2년 뒤에 새로 설립한 대학에 교수로 임용되었다. 또 미래에셋에서 주는 장학금을 자기 딸이 받았다. 액수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대치를 받으면 2억 원가량이 되는 장학금이다. 그리고 본인이 장관이 되고 나서 그 기업에 교육부 장관상을 수여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자신이 가진 권한을 자신의 이권을 챙기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미래교육, 에듀테크 관련 정책사업들을 많이 시행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업체와 관련을 맺을텐데 유심히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요컨대 공익적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갈 믿을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회의와 불신을 가지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 국정감사 때 교육감과 교육부는 일제고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국정감사 때 모든 교육감이 일제고사 아니다, 평가가 필요해서 한 거고 원하는 학교만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교육부도 이주호 후보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자율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학부모 등의 요구로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점차 많은 학교들이 평가에 참여할 것이고 사실상 일제고사와 똑같은 효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사 일제고사’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은 10년 전 일제고사가 가졌던 폐해는 다시 재현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교육을 미래 세대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학교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아주 전형적인 방식으로 전국의 모든 아이가 같은 문제를 풀면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아니면 마치 평가가 없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잘못된 거다. 교육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거다.

 

- 재정 당국이 초중등교육재정을 고등교육으로 전용하려 한다. 국회는 법 개정을 막으면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회 대응 계획 어떠한가?

"윤석열 정부가 올 연말까지 반드시 해결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떼어내어 고등평생교육 지원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주호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자리에서 떼내가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대답을 공식적으로 했다. 재정 당국은 무려 3조 6천억 원을 떼어내려 하고 있다.

 

국회에는 예산부수법안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것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게 되면 교육위를 통하지 않고 예결위로 바로 넘어간다. 기재부를 중심으로 해서 ‘교부금이 넘쳐난다, 비생산적으로 쓰이고 있다’라는 식의 여론 조성을 많이 해놨고, 그것이 정치권 안에서 많이 먹혀들어 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교육상임 위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될 수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된다.

 

교육 상임위 위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해 놨고, 당연히 교육에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이런 사안들은 공청회 등 교육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만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도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해야 할 상황이다."

 

- 학급당 학생 수 20명 법제화도 아쉬운 지점이다. 당시 발의된 법안에서 20명이라는 문구가 빠지면서 사실상 실효성 없는 상태다.

"당시 20명을 빼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자리에 있었다. 개정해야 한다. 이미 2017년 프랑스는 초등학교 1, 2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절반으로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아주 놀라웠다. 기초학력이 다져질 시기에 투자와 지원을 많이 하는 것이다. 기초 공사를 튼튼하게 하면 그 다져진 위에서 아이들은 훨씬 더 탄탄한 토대를, 체력을, 학습 근력을 갖게 된다. 기초학력 부진 대책으로 효과적인 방안이자 정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시도나 도심 중심으로 과밀학급은 계속 늘어나는데 교사 수를 늘려도 부족할 판에 반대로 줄여 학급당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주호 후보나 윤석열 정부가 얘기하는 미래교육에 개별 맞춤형 교육은 이런 상황에서 불가능하다. 이 문제는 10만 서명을 받은 의제이기도 해서 20명 상한 법제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 농어촌 학교 소멸도 큰 교육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해법이 있는가?

"전남을 비롯한 농어촌 지역은 교육 자체가 심각한 위기 상태다. 급격하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지역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교 소멸은 지방 소멸로 이어진다. 저출생 대책이 농어촌 학교를 살리는 거고 농어촌 학교를 살려야지 지방이 살아난다. 오래전엔 작은 학교 살리기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제 이것마저도 깨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말 획기적이고 대폭적인 예산 지원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예전에는 그나마 작은 학교를 살리자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이 있었다. 그때는 그래도 목소리를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싸워 줄 학부모와 지역주민 자체가 없어지다 보니 그나마 작은 학교를 지켜내는 어떤 흐름조차도 싹이 뽑히게 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당사자에게 맡길 문제가 아니고 국가가 전반적인 사회의 발전과 전망 속에서 학교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교부금을 떼어내겠다 하니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사회구조적인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고 현상 유지를 기본으로 전제해서 교육예산에 접근하고 있으니 교부금을 떼어내도 된다는 얘기를 쉽게 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객관적인 조건에서 이번 국회에 요구되는 역사적 과제가 많다."

 

- 마지막으로 전교조 조합원들을 비롯한 교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

"전교조를 공격하고 비판하는 여론이 많다고 하지만 우리 교육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교조가 우리 교육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거라는 뿌리 깊은 기대를 갖고 있다.

 

조금 더 앞장서서 그런 역할들에 부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많이 하고 있다. 국회에 들어와 보니까 국회만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또 시민단체나 노동조합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각각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협력하면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나가서 더 큰 힘이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빨리 교사 정치기본권부터 보장돼야 한다. 교육은 정치다.”

 

 진행_오지연 기자, 정리_김상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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