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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 특권학교 존재 이유를 묻는다

특권학교, 서열과 불평등의 재생산
윤석열과 이주호 그리고 전교조

김형배 전교조 정책기획1국장 l 기사입력 2022-11-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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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교육과정 도입과 학교별 교육과정의 다양화


 

2015개정 교육과정은 2018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적용되었다. 2015교육과정의 교과는 보통교과(공통과목, 선택과목)와 전문교과로 구성된다.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나뉘고 전문교과는 과학, 체육, 예술, 외국어, 국제계열 특목고 학생들이 주로 이수하는 전문교과Ⅰ과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따라 특성화고 학생들이 주로 이수하는 전문교과Ⅱ로 구분된다.

 

2015교육과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학생이 과목 개설을 요청하면 해당 과목을 개설토록 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은 다른 학교, 지역사회 학습장에서 이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교가 교육과정 외 과목을 새로이 개설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그리고 학교는 필요에 따라 총 이수 단위를 증배 운영할 수 있으며 창의적 체험활동의 영역을 자율적으로 편성 운영토록 하였다. 일반고 역시 필요에 따라 특목고나 특성화고에서 개설하는 전문교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정 교과 중심의 중점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교원정원, 교육환경 개선의 문제는 우선 차치하고 결론적으로 교육과정상으로는 2018년부터 일반고에서도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못지않은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특성화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필요성을 인정받았던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존재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외고는 외국어 영재 육성학교라기보다는 성적우수자 선발학교


 

15년 전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의하면 외고의 이점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외국어전문교육과정의 집중제공’(15.2%)보다 ‘평준화체제에서 수월성 교육’(43.5%)이라고 더 많이 응답했다. 외고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자 ‘명문대 및 유학 준비기관으로 변질’(80.4%)을 지적했다. 외고가 어학 영재양성이라는 설립목적 보다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준비기관의 성격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우선, ‘어학영재’를 학술적으로 구분하고 변별하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으며 ‘어학능력’이 ‘영재교육’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또한 중학교의 영어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이를 어학영재로 간주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사교육의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영어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다른 국가의 어학에도 우수한 성취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도 논리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다. 현실에 비추어 외국어에 능통하기 위해서 꼭 별도의 외국어 중심 교육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핀란드에서는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서 91%가 하나 이상의 외국어를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외고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외고에서 육성된 어학영재들의 다수가 어학 계열로 진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어고등학교 측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그 능력이 꼭 외국어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만 가능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학영재’에 대한 의미도 명료하지 않으며 선발방식도 타당하지 않고 외국어교육 과정의 필요성도 절대적이지 않고 외국어 계열로 진학하지도 않는다. 외국어고가 필요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국제고는?


 

2015교육과정에 국제계열고등학교는 ‘전문 교과Ⅰ의 국제계열 과목과 외국어 계열 과목을 72단위 이상 이수하되, 국제계열 과목을 50% 이상 편성’하게 되어 있다. D국제고는 2020학년도 입학한 학생이 수강하게 되는 국제계열 과목이 7개 과목(35단위) 내외 정도이다. 전체 이수 단위의 15%정도이다. 국제고등학교가 일반고에 비해 더욱 내세우는 것은 교육과정보다는 해외문화 체험, 국제교육 프로그램 등 교육과정 이외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일반고에서는 추진하기 어려운 교육활동이다. 특권학교라고 부르게 되는 이유이다.

 

올해 발표된 2022교육과정 시안에 의하면 특목고 학생들이 이수하는 전문교과Ⅰ과목은 기존의 보통교과의 선택과목으로 편제되었으며 기존의 ‘국제계열’ 교과 분류 역시 2022교육과정에서는 삭제된 채 발표되었다. ‘국제 전문 인재’라는 의미 역시 모호하다. 또한 국제적인 문제에 대한 지식 및 태도는 특정 사람들이 배워야 할 내용이라기보다는 세계시민교육 차원에서 누구나 배워야 하는 내용이므로 별도의 과목에서 해당 내용을 교육하기보다는 기존 교과에서 해당 내용을 심화하여 교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한 차원에서 교육과정 역시 개정되었다고 본다. 새로이 적용되는 교육과정을 따른다면 국제고등학교는 필요하지 않다.

 


특권학교, 서열과 불평등의 재생산


 

교육부 정책연구(서울교대, 고교체제 발전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연구, 2020)는 특목고, 자사고를 정점으로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서열화하였으며, 특목고 자사고 진학을 위한 준비가 초등학교 단계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자사고는 매우 동질적인 집단으로 형성되며 일반고는 지역의 사교육 여건에 따라 학교 간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요대학의 일반고 졸업생 비율은 감소하고 자율고 졸업생 비율은 증가하는 것을 근거로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대학진학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밝혔다. 가구 소득이 많고 부모 학력과 직업이 좋을수록 특목고와 자사고의 진학률도 높고 해당 학생들의 주요대학 및 대기업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은 이제는 전 국민 아는 상식이 되었다.

 


윤석열과 이주호 그리고 전교조


 

윤석열 대통령은 다양한 유형의 고등학교가 필요하다고 후보시절부터 밝혀왔다. 이주호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교다양화 300’ 정책을 밀어붙이며 고교서열화를 고착시켰다. 정부는 올해 말 고교체제개편안 시안을 밝히며 내년도에 국민 의견 수렴을 조정하고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24년 시범운영을 거쳐 25년에 전면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25년은 고교학점제 적용과 동시에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는 해로 예정되어 있었다.

 

정부는 국민 의견 수렴을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 때 폐지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근거 조항을 부활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주호는 고교혁신을 이유로 고교체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23년은 대입체제 개편안에 대한 국민 의견이 모이는 해이기도 하다. 고교·대학서열 해체! 입시경쟁교육 폐지! 구호 아래 학생·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과 대중적인 투쟁을 만들어내야 한다. 교실에서, 학교에서부터 학생들과 조그만 날갯짓들을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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