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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서이초 사건 이후 전교조의 역할과 전망

교권 사업, 내부 연대, 온라인 조직활동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박진보 교사 l 기사입력 2023-12-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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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보 교사

 

거칠고 힘들었던 여름을 보냈다. 이 시간은 전교조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희망도 주었다. 언론에서 전교조의 영향력이 줄고, 인디스쿨에서도 전교조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는 어디에서 어떻게 서 있어야 할까?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은 무엇일까?’하며 전교조 활동에 대한 고민의 파도가 밀려왔다.

 

교권 하락이라는 강력한 파도 앞에 전교조는 교권 관련한 문제에서 내부 논란이 많았다. 전교조는 학교와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교권 문제 앞에서 전교조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찾은 몇 가지 원인은 이렇다.

 

전교조는 내부 소통에 소홀히 했다. 학생 인권을 지상 과제로 생각하는 조합원은 교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했다. 전교조 내에 적극적 소통이 어려웠고, 교권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학생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과 교권이 소중하다는 것은 같이 갈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같이 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합의해야 할 개념이 너무 많았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전교조는 의견 모임 사이에 연대를 하지 않았다. 의견 모임은 나쁜 것도 아니고 자기 모임의 방향과 생각을 합리적으로 표출하면서 조합원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자기 모임만 옳고 다른 모임은 잘못하고 있다”라든지 우리 의견 모임 사람들만 전교조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협소하게 전교조 활동을 만들어 왔다. 전교조 내부 연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의견 모임에서만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견 모임 사이 내부연대를 강화해 함께 조합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내부 연대보다 더 힘든 외부 연대를 가장 잘 실천하는 조직이 전교조이고, 전교조 역사는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 3차 교사집회 후 각 교육 단체에 연대를 요청한 공문을 발송했고, 사실상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교권 문제에 단체 간 접착제 역할을 전교조가 해냈다. 인디스쿨에 연대하자는 여론을 만들어 내는 데 전교조 조합원이 강력한 역할을 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대중적 인정을 받았다.

 

전교조 외부 연대의 힘은 법외노조 투쟁 당시 연금법 개악저지 투쟁에서 보여 주었다. 이제 전교조는 외부 연대와 함께 내부 연대에 힘을 기울인다면 전교조는 새로운 힘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

 

서이초 선생님이 유명을 달리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 대규모 집회까지 성사시키는 것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투쟁의 전면에 나타났다. 온라인 시대는 분명하다. 전교조는 오프라인 중심 조직이다. 오프라인 조직은 쇠퇴할까? 이런 시대에도 오프라인은 여전히 설 자리가 있다. 오프라인만이 가진 힘이 있다.

 

하지만 전교조가 오프라인에만 머물러 있으면 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온라인에 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건강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과 활동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다.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도적으로 열심히 시대와 소통해야만 시대의 요구와 필요를 찾을 수 있고 상대방 의견에 공감하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헌신하지 않고 단발성 홍보 또는 자기 단체 중심 활동은 장기적으로 봐서는 손해가 된다.

 

전교조 조합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글을 쓸 때, 일부 조합원은 논쟁하듯, 가르치려는 듯한 말투로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열린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논쟁만 일으키고, 공감을 받지 못한다. 보다 유연하게 상대방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그런 생각을 존중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우리 함께 더 좋은 방향을 찾아보자”라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교조는 앞으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고, 전망이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으로 연대하고, 소통하고, 정책 비전을 제시하며 꾸준한 실천을 한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전교조가 다시 활기차게 우리나라 교육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전교조의 시간’이 오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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