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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락]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모두는 연결되어 있음을 노래하고자

여러모로합창단 제1회 정기공연을 마치고

양성원 · 진건고 l 기사입력 2024-02-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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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용산아트홀에서 열린 여러모로합창단 제1회 정기공연  ©여러모로합창단


여러모로합창단은 세상의 슬픔과 희망,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노래하는 데 뜻을 함께하는 교사와 시민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여러모로합창단 제1회 정기공연, ‘날아라 노래야’는 세상을 향한 우리 합창단의 메시지를 노래에 실어 보내고자 했던 새로운 도전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이 글을 통해 이번 공연을 준비하고 연주하면서 노래에 담고자 했던 생각을 공연에 대한 짤막한 소회와 함께 정리해서 전해드리고 싶다.

 

1부 지구와 노래: ‘더 늦기 전에’, ‘힘내라 맑은 물’, ‘더불어 숲’,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 ‘더 늦기 전에’

 

사람은 자연을 보며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밤하늘 어둠 속의 별을 보며 절망 속에서도 꿈을 꾸는 법을, 굽이쳐 흘러 바다로 나아가는 강물에게서 그치지 않고 살아내는 삶의 동력을, 숲의 커다란 푸름을 이루는 나무들과 수많은 풀꽃들을 보며 공동체를 이루는 다양한 존재 하나하나의 소중함과 평등한 가치를 발견한다.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라는 곡의 원제는 미국의 시인이자 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의 ‘고문’이라는 시이다. 누군가가 우리의 가족과 연인을, 우리의 지도자와 친구들을 고문하고 죽인다면, 내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고 한없는 절망 속으로 몰고 갈 때, 시인은 나무를 심고, 또 다른 숲을 시작하라고 읊조린다. 자연은 폐허 속에서도 생명을 키워내고 기어이 새로운 숲을 만들어낸다. 우리 모두가 피땀 어린 노력으로 힘들게 일궈놓은 소중한 가치들이 또 다시 훼손되고 우리의 일상이 절망으로 가득 차게 될지라도 다시 딛고 일어서는 일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는 세상의 아이들을 상상하면 너무 슬프다. 강물이 그 흐름을 멈추고, 숲의 어린 생명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세상에서 인간은 온전히 살 수 있을까? 자연이 그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리면 인간도 결국 생존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인간다운 가치도 함께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연의 본모습을 가꾸고 지키는 일은 너무나 소중한 일이다. 이처럼 자연과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1부에 구성한 노래들에 담고자 했다.

 

  © 김민건 전교조 문화국장

 

2부 현실과 노래: ‘고마운 사랑아’,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인간의 노래’

3부 일상과 노래: ‘바람이 분다’, ‘수고했어 오늘도’, ‘노래, 모두의 날개 되면’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에서는 ‘절망도 없는, 슬픔도 없는 절망과 슬픔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현실은 어떨까? 각자가 마주하는 일상조차 너무 슬프고 절망적인지라 타인의 슬픔과 절망에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대, 그래서 슬픔과 절망은 개인이 각자 감내해야할 몫이 되고, ‘사랑’이라는 인간의 가장 숭고한 마음도 점점 힘을 잃어간다. 그렇게 흘러가는 동안 세상의 비극은 멈추지 않는다. 이제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있음에도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4.16의 비극과 2년 전 10.29의 비극처럼 되풀이되는 사회적 참사와, 학교를 비롯한 각자의 일터에서 홀로 남겨진 절망에 끝내 세상을 달리했던 아까운 많은 생명들...

 

“사랑은 고마워, 사랑은 뜨거워, 쓰리고 아파라. 피멍 든 사랑아” - ‘고마운 사랑아’

 

시인은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지만, 나의 슬픔도 그렇지만 타인의 슬픔을 마주하는 일은 쓰리고 아프다. 가슴에 피멍이 든 깊은 슬픔을 마주할 때면 내 마음에도 그 슬픔이 닿는다. 그래서 사랑은 쓰리고 아픈 거지만 그만큼 누군가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고맙고도 가장 소중한 것이다.

 

“깊은 상처 안고 사는 지친 어깨에 작은 눈길 건네는 친구가 있는가, 고통 속에 누워 서러웁게 식어가는 차가운 손 잡아줄 동지는 있는가 / 살아서,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어” - ‘인간의 노래’

 

“누구나 슬픔 하나쯤 각자의 몫이라고, 침묵의 밤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차가운 문, 그 앞에 홀로 서 있는 그대 / 그대 알고 있나요? 맘 속 깊이 감춰진 아직도 품고 있는 저마다의 온기를” - ‘노래, 모두의 날개되면’

 

인간은 사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고, 그러기에 우리는 모두 서로를 향한 망설임이 있어도 모두 맘속에 사랑을 품고 있다. 나의 슬픔뿐 아니라 타인의 슬픔을 사랑하고 절망을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비록 작은 눈길일지라도 건네주며 따뜻한 손을 내밀 때, 타인의 슬픔과 절망이 나의 그것과 연결되어 있고 실은 별개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진리가 아님을, 슬픔과 절망도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하는 것이 아님을 느낄 때, 사랑은 더욱 힘을 얻고 우리의 희망도 자라날 수 있다.

 

슬픔과 절망이 가득한 사회일수록, 추운 겨울 밤하늘의 별처럼 어둠을 밝히고 세상을 따뜻하게 빛내는 것은 소수인 경우가 많았지만, 끝내 아침은 찾아오고 봄이 오듯이 어둠을 밝히고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희망을 만들고 사랑을 완성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합창단은 노래를 통해 연대의 마음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의 노래가 세상으로 더 멀리 멀리 날아가서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메신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 ‘바람이 분다’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 ‘수고했어 오늘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의 슬픔과 절망을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음을 느낄 때 우리는 깊은 서러움을 느낀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힘든 일상을 혼자 참아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았던 눈물을 결국 떨구기도 한다. 비록 오늘 아무도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지 않았을 지라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 곳곳에서 세상을 위해 각자의 일을 정성껏 하며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모두에게, 진심으로 오늘도 수고 많으셨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 여러모로합창단

 

글을 마치며

위로와 연대가 필요한 사회 곳곳에서 희망의 노래를 피워 올리는 일에 늘 바쁘신 중에서도 노래에 진심을 담아내는 법을 일깨워 주시며 첫 정기공연이라는 벅찬 과정을 이끌어 주신 박미리 지휘자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합창단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함께 노래하는 한은비 반주자님, 우리 합창단을 위해 ‘더 늦기 전에’를 기꺼이 편곡해 주신 이범준 작곡가님과 창작곡 ‘노래, 모두의 날개되면’ 가사에 너무나도 아름답게 곡을 입혀주신 노선락 작곡가님께 특별한 감사를 보낸다. 진심어린 표정과 목소리를 함께 실어 노래를 연습하고 연주해준 유재수 단장님을 비롯한 모든 소중한 합창 단원들, 그리고 2월 15일 내린 봄눈을 맞으며 공연장에 찾아오셔서 정기공연을 축하해 주신 모든 관객 분들에게 깊은 우정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여러모로합창단

 

▲ 공연 팜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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