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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또 법 개정안 의견 조작 의혹

'사학 소송비, 교비회계 지출' 법 시행령... '반대는 줄이고 찬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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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기사입력 2016-04-20


교육부가 '사학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국정역사교과서 추진할 때처럼, 찬성의견은 부풀리고 반대의견은 축소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교육부 스스로 ‘교비회계 전용 불가’ 입장을 뒤집는 일이자, 상위법 위반에, 무리하게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던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안', 즉 사학의 법인관련 소송비용을 학생이 낸 등록금(교비회계)에서 쓸 수 있도록 한 '사학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지난 12일 종료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달 간의 입법예고 기간에 찬성의견서를 낸 단체 7곳, 개인 500명 정도이고 반대의견서를 낸 단체 5곳, 개인 130명 정도“라며 ”일부 수정의 필요성 있고, 이후 법률자문 받아 법제처로 넘길지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약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로 사실상 개정안 추진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도 "찬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관련 절차에 따라 이행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교육부 전경                                                                               ©김형태


교육부 '사학법 시행령 개정안' 추진, 졸속에서 신중으로 바뀌었지만...
 
이에 대해, 정대화 사학개혁국본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교육 정책을 주도했던 교육 관료들과 황우여 전 장관 등의 총선 낙선에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마저 사퇴했다. 교육부는 수정안이 아니라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이 시행령 개악은 애초부터 교육부의 뜻이라기보다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추진된 것이기에 교육부도 정치권 눈치를 보다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끝내 강행한다면 여소야대의 국회가 된 만큼 야당에서 결의안을 내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국 대학노조정책실장은 “교육부 관계자가 반대 의견서를 전달한 곳이 단체 5군데, 개인 130명 정도라고 했다는데, 국정교과서 때처럼 찬성 의견은 부풀리고 반대 의견은 축소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한 뒤, “반대 의견서 보낸 단체가 사학개혁국본, 대학노조, 전교조, 참여연대, 민교협, 사교련, 그리고 각 대학별 교수협의회... 등 확인한 것만으로도 5곳이 훨씬 넘는다.”면서, 이후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달 정도 신중 모드를 취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방심할 수가 없다. 어쩌면 허를 찌르듯 19대 국회 기간에 처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시행령  개정안 폐기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에서 낸 신문광고     © 김형태

국정교과서 때처럼, 찬성 의견 부풀리고 반대 의견 축소하나?
 
정민 제주 한라대 교수는 “대학측에서 학과장 등 보직교수들에게 찬성 서명을 받았다고 들었다. ㅡ 이 대학은 총장의 지시사항이나 자필서명을 요하는 사안에 대해 교수협의회 소속 몇몇 교수들 외에는 대부분 교수들이 서명한다 ㅡ 이런 행태가 어디 한두 대학이겠는가?”라고 개탄한 뒤,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 등 단순한 숫자보다 내용과 논리가 중요하다. 단체와 개인의 기준도 모호하고 불명확한데, 숫자 게임이 되면 안된다. 시행령 개정의 필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상위법 위반 소지와 사학비리를 오히려 조장하는 사학법 시행령 개정은 사학발전을 위해서도 철회하는 게 맞다“라고 교육부의 형식적인 찬반 통계 작업을 비판하였다.
아울러 ”지금까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만 봐도 시행령 개정에 얼마나 문제가 많은가 알 수 있고, 특히 개정안이 법제처로 이관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 위임 범위(교비회계의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없다)에 따라 '횡령죄' 처벌을 받았던 총장들은 모두 무혐의 처리가 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도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대학별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곳이 55개나 되는데, 반대 의견을 축소하기 위해서 교수협의회의 의견서를 개인 의견으로 간주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책임자 문책이 필요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한 후 “일부 사학에서 재단과 총장들이 나서 교수들에게 찬성 의견서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재단에서는 교수들 모르게 찬성 의견을 보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했다. 또한 “작년 국정교과서 때처럼 조작된 찬성 의견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의구심을 떨치는 차원에서라도 교육부는 즉시 찬성과 반대 숫자뿐만 아니라 누가 찬성 의견서와 반대 의견서를 보냈는가를 당당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라고 교육부의 비공개 행정을 비판했다.
 
이어 박이사장은 "지금까지 정부가 시행령을 이용해 각종 정책을 밀어붙여 왔으나 이제는 교육부가 밀어붙이는 정책은 완전히 힘을 잃었다고 본다. 특히 구조개혁법을 대표발의한 김희정, 안홍준 두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모두 물러났듯이, 이번 총선은 시행령 정치를 해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임을 명심하고, 이번 사학법 시행령 개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섭 전교조 사립위원장도 “금번 시행령 개정안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피력해왔듯이 상위법인 사립학교법에서 '법인회계'와 '학교회계'를 명확히 구분해놓은 취지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교육부가 스스로의 입장을 뒤바꾸려면 충분한 근거 사유가 있어야 함에도, 단지 몇몇 이해당사자 단체들의 요구를 근거로 개정을 추진한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라고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의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였다. 이어 “한 나라의 교육을 관장하고 있는 정부 기관이라면 사학법인의 비리를 조장할 시행령 개악이 아니라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들 단체는 사학이 교비회계로 지출하는 소송경비의 대부분은 부당해고나 징계 등에 따른 행정소송경비”라며 비판했다.                                                                                                                                    ©김형태

사학비리를 더욱 부추길 게 뻔한 시행령 이제라도 철회하라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22개 기관에서 요구했다며, 소송비를 학생들의 등록금 등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사학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다. 이에 전교조, 대학노조, 교수협의회, 사학국본, 민교협, 참학, 참여연대 등 관련 시민단체들이 '법인 편들어주기'이자 '사학 면죄부'라며 크게 반발하고 이를 질타하는 언론보도가 속속 나가자, 교육부는 지난 달 14일, 소송비는 비등록금회계에서 부담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이들 단체는 여전히 교육부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꼼수”라며 “교육부의 의도대로 사학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더 많은 징계가 남발되고 소송경비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사학이 지출하는 소송경비의 대부분은 부당해고나 징계 등에 따른 행정소송경비”라며 비판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반대 의견서를 모아 제출하는 등 입법예고 종료일까지, "사학비리를 더욱 부추길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시행령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즉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입법예고 종료일인 지난 12일, 교육부에 사학법 개정안 '반대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부당하게 해고된 교직원이 제기하는 소청이나 해고무효 확인소송에 대해 법인회계가 아니라 교비회계에서 소송비용을 지출하게 되면, 설령 법인이 패소해 교직원을 복직시키더라도 법인은 아무런 재정적 손실을 입지 않게 된다"며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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