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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자 조합원 자격 박탈’ 입장가진 새 노조 움직임

전교조 대의원대회, 왜 ‘다른 노조 가입 금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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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기사입력 2016-08-29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지난 27일 열린 제75차 전국대의원대회(대대)에서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자가 조합원이 될 수 없고, 전교조 조합원이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할 때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내용의 규약 개정()을 통과시켰다.

 

규약 개정의 기준이 재석한 대의원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규약 개정()에 대한 대의원들의 지지가 높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직자에 조합원 자격 부여 안 한다"는 재편모임

법외노조 탄압 본격화 후 공개 활동 

 

▲ 전교조 대의원들이 27일 열린 75차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개정안에 대해 투표를 하고 있다.    ⓒ 남영주

 

전교조가 30번째 규약 개정을 이 같은 내용으로 한 것은 전교조 안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교육노동운동 재편모임()’(재편모임)의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 해 1월 결성된 재편모임은 같은 해 5월 해고자의 조합원 배제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점으로, 전교조 안에서 선전지를 내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을 했다.

 

재편모임은 핵심적으로 전교조를 자주적인 급별, 설립자별, 교과별 시도노조들의 연합체로 재건설하자고 주장한다. 재편모임이 대의원대회 장소에서 뿌린 대의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우리 대안이 위기의 교원노조운동을 되살릴 유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며, 전교조를 회생시킬 현실적인 길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재편모임의 이 같은 주장은 한 차례 조합원들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 김은형 재편모임 공동대표가 지난 20141217대 전교조 위원장 선거에 위원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 대표는 당시 선거에서도 재편모임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

 

조합원들은 이를 외면했다. 후보 3팀 가운데 가장 적은 득표율에 머물렀다. ‘법외노조 탄압, 연금개악에 맞서 투쟁을 강조한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이 해당 선거에서 당선됐다. 변성호 집행부는 현재 전교조 법외노조 탄압 대응과 교원노조법 개정 등 교원노동기본권 강화를 위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전교조는 재편모임의 핵심적 주장을 토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인정한다.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818일 회의에서 결정해 재편모임쪽에 보낸 권고문에서 재편모임이 전교조 규약이 규정하는 전교조 단일조직 방침을 변경해 시도별, 영역별 교원노조 연합으로 바꾸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전교조를 바꾸기 위해 조직 내부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을 조직하는 것을 충분히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의 범위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재편모임은 전교조 안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드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구현하려고 했다. 전교조가 재편모임측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 권고문만이 아니다. 전교조에 따르면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재편모임의 조직방침에 반하는 구체적인 조직 활동 전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러한 우려가 지난 6서울 새노조 추진위원회 구성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조직 안에서 새로운 노조를 만드는 재편모임의 움직임에 활동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이를 중집에서 논의해 재편모임쪽에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선거서 이미 심판... “우려에도 새 노조 계획 강행 

 

▲ 전교조 대의원들이 27일 열린 75차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개정안에 대해 투표를 하고 있다.     ⓒ 남영주

 

하지만 재편모임은 전교조의 우려의견에도 새노조 발족 계획을 강행했다. 재편모임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까지 서울 새노조 준비위원을 모집하고 토론회를 연 뒤 9월 서울 새노조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규약과 강령 시안을 마련하고 12월 새노조 결성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교조는 이를 조직 내부의 논의 차원을 넘어, 전교조 규약의 변경 없이 규약이 정한 단일조직 방침을 무시한 채, 이에 위배되는 별도의 조직을 건설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단결과 투쟁을 위해 새 노조 건설 활동을 중단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권고했다.

 

전교조는 현재 전국 단일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교조 본부와 각 시도지부가 일원화된 체계로 운영된다. 전교조 각 시도지부가 단체교섭을 진행할 때도 독자적인 교섭이 아닌 중앙(본부)에서 위임을 받아 교섭에 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편모임의 움직임이 해직자를 노조에서 쫓아내라는 박근혜 정부의 부당한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하기로 한 조합원 총투표 결정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전교조 조합원들은 지난 201310월 노동부의 규약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에서 거부”(68.59%)를 선택했다. 해직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계속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선택했다고 당시 설명했다.

 

그러나 재편모임은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부여 여부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는 방향을 정했다. 이장원 재편모임 정책위원장은 <교육희망>과의 통화에서 "해직자에 대해서는 현행법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법이 허용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해직자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 핵심 원인인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박탈하면서 합법노조만 얘기하는 셈이다. 재편모임은 그러면서 법외노조의 장기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합법노조를 등장하게 한다전교조가 법외노조라는 난국을 돌파하는 유력한 우회로라고 주장한다.

 

복수노조시대라고 해서 한 사람이 여러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울산지방법원이 지난 2011년 내놓은 판례를 보면 노동조합 스스로가 그 조직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그 규약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다른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할 수 없도록 의무를 지우고 이를 위반한 조합원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법원 노동조합 스스로 이중 가입 금지 가능 

 

▲ 재편모임이 29일 내놓은 성명서. 해직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주지 않는 합법노조 강행을 재확인했다.    ⓒ 최대현

 

그러면서 법원은 이것이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조가 자신들의 조합원이 다른 노조, 친정부노조 등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복수노조를 활용해 친정부노조나 친사용자노조 등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사는 고용노동부도 노조 자체의 이중 가입 금지는 허용하고 있다. 노동부는 만든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업무 매뉴얼에서 노동조합의 소속 조합원이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단결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규약으로 그 조합원을 제명하거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내부적 통제권에 의한 합리적 규율에 해당하며, 근로자의 단결권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편모임은 29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조합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규약개정안을 조합원 의견수렴 없이 단지 242명 대의원들이 모여 결정했다는 것은 전교조 중집과 대대가 조합의 중차대한 문제를 자신들 맘대로 결정하고 농단하는 독재기구로 전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교원노조 설립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전교조가 현행 교원노조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전면적 개정을 위해 단결투쟁하는 시기에 그 악법을 기반으로 전교조 내부에서 새 노조를 추진하는 것은 민주노조의 상식으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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