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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학교 비정규직 제로’

교육부 기간제 교사‧영전강 등 정규직 전환 불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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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선
기사입력 2017-09-11

 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공약에 따라 교육부가 추진했던 학교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교육부가 11일 발표한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규직화를 요구했던 기간제 교사와 학교강사 7개 직종 대다수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학교회계직원(12천명)을 제외하면, 쟁점으로 떠올랐던 기간제 교사와 학교 강사 5만여명 가운데 1천여명(2%)만 비정규직을 벗어났다.

 

더군다나 교육부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결정한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역시 대다수가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상태로 노동계와 당사자들은 사실상 정규직 전환 제로결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민주노총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1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규탄하고 있다.     © 박수선 기자


교육부는 지난 8월 정규직 전환 심위위원회를 꾸려 기간제 교사와 학교 강사 7개 직종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검토해왔다.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전문초등 스포츠강사 정규직화를 놓고 갈등이 첨예해지자 8월말 발표 기한을 넘기면서 심의를 계속했다.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전환 불가였다. 기간제 교사는 사회 형평성 논란,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교육현장의 안정성 저해, 스포츠 강사는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시작한 제도 취지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결론을 내놓기까지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 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지난 9일 열린 마지막 회의에서는  해당 직종의 전환 여부를 표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위원회 내부에서 영어회화전문스포츠 강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막판 반대 여론이 급증하면서 전환 불가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정규직 전환 심위위원회가 내놓은 최종 심의 결과에 당사자들과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생색내기수준인데다 교육부가 제시한 처우개선 방안이 예산 문제 등과 맞물려 오히려 대량 해고사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11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영어회화 전문강사 4대 보험과 스포츠 강사의 12개월 계약의 책임을 교육청이 학교로 떠넘기면서 해고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처우개선 권고안은 이런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동계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논의 가운데 첫 번째로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갈등을 야기한 제도를 해소하고 치유하는 것도 정부의 책임인데, ‘당사자들끼리 싸우라고 방치하는 결과만 낳았다비정규직을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비정규직 대책에 대응해 노정관계 전면 재검토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확정함에 따라 시도교육청도 조만간 자체 정규직 전환 심의에 들어간다. 시도교육청이 기간제 교사와 학교 강사의 사용자 지위를 갖지만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처럼 당사자 배제’, 비공개 방침 등을 고수할 경우 교육부 전환 심의위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논란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심의위원으로 활동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번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의 결정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이은 두 번째 공약 파기로 규정하면서 전면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심의위원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한 이남신 소장은 비정규직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가늠하는 결정적 분기점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대리교섭기구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당사자들간의 교섭을 통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공통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소속 기간제 교사, 학교강사 등에 대한 정규직 전환 여부를 9월말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 이행 관리 기능을 추가해 각 시도교육청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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