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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학부모 대표가 자율적 결정

독일 학교협의회, 민주적 학교운영 모델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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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병수 · 전교조 정책기획국장
기사입력 2017-10-17

 

 

독일은 자율과 협력에 근거한 교원정책을 기본으로 두고 있는 나라다. 교사의 교육권이 법률과 제도로 잘 보장되고 있으며, 학교협의회라는 자치 기구를 중심으로 교사-학생-학부모가 학교운영에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통제하도록 설계된 영·미식 교원관리 방식과 철저히 대비된다.

 

독일의 학교장은 주당 12시간 정도 수업을 한다. 학교장이 수업을 한다는 것은 관료의 지위보다 가르치는 교사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학교장의 지위는 교장 임용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장 임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학교별로 운영되고 있는 교사협의회이다. 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학교장 임용과정에서 교사협의회의 의견과 추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교사협의회는 학교협의회의 일부분이다. 독일의 학교협의회는 현재 한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다만, 교장은 회의진행자로만 참석하고 투표권이 없다는 점, 대표성을 갖고 있는 교육주체가 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석한다는 점, 그래서 명실공히 학교에서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라는 점 등에서 우리나라와 구분된다.

 

특히, 우리와 구별되는 독일 학교협의회의 주요한 특징은 학생 대표들도 학교협의회 위원으로 참가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부터는 학생들의 참가비율이 학부모의 비율보다 더 높아진다. 학교의 운영에 관한 최고 결정기구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학교장, 교사, 학부모와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학생을 통제의 대상으로 규정짓지 않고 민주주의를 함께 일구어가는 동등한 주체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의 학생들은 교과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자기와 관련된 일을 스스로 정하며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있다. 

 

학교를 교육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하고 있지만, 교육주체 간 역할은 분명히 구별된다. 학교 교육을 이끌어가는 중심에는 교사가 있다. 학부모의 친권이 교사의 본질적인 권한을 간섭할 수 없다. 특히, 교육과정과 관련된 부분은 온전히 교사의 본질적인 교육권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이 같은 사실은 다음의 인용문에서도 드러난다. "정부 혹은 학교가 특정한 세계관이나 교리에 관한 편향성 시비의 다툼이 있는 교과서를 선택했다 해도 학생이나 학부모는 해당 교과서의 사용을 중지하라고 요구할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행정재판소의 판례가 있다."(허종렬, 서울교대) 다만 학부모 대표의 '건의'는 학교협의회 내 중재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교원평가라는 틀로 교육과정을 훼손하고 교원의 실천을 통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독일의 학교 시스템과 교장 임용제도의 특징은 독일의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학교는 단순히 효율성과 성과 위주의 기업경영의 원리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이 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 독일은 우리에게 교사를 점수로 매겨 등급화 하는 교사 평가시스템과 교사와 학생, 학부모, 교장 간의 협력체계와 상호 교류가 활발한 학교자치시스템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충분한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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