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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수능 불패 신화는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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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윤 · 서울 오금고
기사입력 2017-12-12

 

올해 수능은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1주일 연기해서 치러졌다. 지진의 여파는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뤄지는 수능 체제에 파열음을 가져왔고 SNS상에는 이제 수능폐지를 이야기 할 때라는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수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논란 끝에 1년 연기된 수능 제도와 입시 개편안을 국민들의 여망에 부흥하여 제대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수능제도 개혁이 미봉책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왜냐하면 입시제도 개편은 단지 입시제도만이 아니라 초중고 교육과정은 물론, 고교 체제 및 대학 체제, 나아가 노동 시장과 사회 제도와 관련되어 있는데 그런 개혁 정책들이 힘 있게 추진되기보다는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 수능제도이든 교육 개혁이든 학생, 학부모, 교사는 물론 전 국민의 합의와 참여 하에 추진되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교육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교사들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수능개편 작업을 어떤 사람들이 주도하고, 어떻게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지 드러나 있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교조의 법외노조 문제조차 해결하지 않으면서 교사들의 참여나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과 입시제도 개편의 성공을 바라는 뜻에서 개편 방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수능은 상대평가를 통해 수험생을 줄 세워 등급을 정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이것이 대학 서열과 학과 서열로 이어지고, 직업 서열과 사회적 차별을 합리화하는 기재로 작용한다. 이제 새로운 수능은 전 과목 5단계 절대 평가 방식과 같은 획기적인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능은 국가가 주관하는 외부 시험으로 교육 효과를 측정하기보다는 결과만 중시하는 시험이라서 사교육과 같은 외부 영향을 차단할 수 없다. 따라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능의 비중을 약화시켜 학생 선발 기능을 내신이나 학생부 등에 더 많이 위임해야 한다.  

 

셋째, 5지 선다형과 같은 제한된 틀 내에서 사고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21세기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없다. 따라서 가능한 서술형 주관식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과목에 적용하기 어렵다면 통합사회나 통합과학 과목에서라도 도입했으면 한다. 

 

넷째, 비록 수능이 2015 교육과정의 틀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2015 교육과정의 문제나 한계를 극복해야 할 필요도 있다. 2015 교육과정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교양이나 소양을 소홀히 한 채, 치열한 입시 경쟁의 현실 속에서 개방형 교육과정이나 과목 선택제가 악용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수능과 과도하게 연결시키기보다는 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혹자에게는 이러한 요구가 비현실적이고 무리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담지 않는 한 고질적인 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또 한 번의 실패한 입시제도 개혁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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