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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리니 기다리라는 말이 편견이며 폭력이다”

<인터뷰>선거연령 하향요구하며 삭발한 김윤송 청소년농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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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기사입력 2018-03-26

 

 

▲  선거연령 하향 법안  4월 국회통과를 촉구하며 삭발한 김윤송  청소년 활동가 ©박근희

 

지난 21일 있었던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에 나선 청소년이 있다. 올해 나이 열여섯. 긴 머리를 잘라내며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김윤송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삭발을 결심한 이유?

학대, 폭력, 인권과 달리 참정권은 생존권의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다. 하지만 절박한 문제이고 생존권의 문제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참정권이 없다 보니 입을 다물라는 말을 한다. 아직 청소년이니 의견을 내면 안 된다는 인식 자체가 사회적 편견이며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에 맞서 삭발을 결심하게 됐다.

 

절박하다는 의미는?

참정권은 투표소에서 도장 하나 찍고 오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나는 가정에서, 학교에서 아주 사소하게 일상적인 의견을 냈지만 말대꾸한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많이 맞기도 하고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그 머리를 오늘 잘랐다. 절박한 생존권의 문제라는 말은 그런 의미다. 더욱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참정권이 없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시민으로 대접을 못 받는다는 의미다.


▲삭발에 나선 김윤송 촛불제정연대 활동가     © 박근희

 

 삭발 때 눈물을 흘린 이유?

처음에는 덤덤했다. 그러다 같이 동료 활동가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 내가 괜한 짓 한 건 아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와 준 것에 감사한 마음도 있었다. 물론 삭발을 한다고 하니 사회적 이슈가 될까, 처음만 반짝하고 금방 잊힐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난 처음의 그 반짝이라도 절박했다. 금방 잊히더라도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최소한 삭발식에 온 분들은 기억할 것이라 생각한다.

 

참정권 보장 후 달라질 것 같은 부분?

교육감 선거는 청소년 문제와 직결돼 있다. 그러나 청소년은 참정권이 없으니 정작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 관련 공약을 얘기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표를 받아야 하니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공약을 세울 것이다. 청소년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많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바로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정치인들의 태도는 조금씩 변할 것이라 본다.

 

국회의원들에게 한 마디?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 언제까지 나중이라고만 할 건가. ‘몇 년 만 기다려, 금방 될 거야, 올해는 안 돼’. 진짜 국회의원들이 그러더라. 당신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안 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절박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당신들하고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농성에 임하는 마음은?

할 수 있는 데까지 전부 다하겠다.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여력이 되는 데까지 하겠다. 참정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당 가입도 못하고 지지포럼이 있다고 해도 의견 반영도 제대로 안 된다. 이렇게 살 수 없다. 더 이상 답답해서 못 살겠다. 농성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농성까지 해야 하느냐며 우려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억압이 많은 사회에서 청소년으로 살아오는 삶이 더 고생이었다. 그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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