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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자사고' 학생 더 뽑으려는 은밀한 속셈

서울 주요 대학, 왜 학생부 교과 외면하고 '학종'만 확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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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기사입력 2018-06-20

 

국가교육회의가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간의 적정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공론화하는 중에도 서울 주요 대학들은 학종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보면 서울대는 수시모집을 100% 학종(2495명)으로 한다. 정시 포함 전체 모집인원 3361명의 74.2%에 달한다. 건국대, 성균관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연세대는 수시-학생부 전형에서 학종으로만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 전형(교과 전형)으로는 단 한 명도 뽑지 않는다. 적어도 이들 대학에게는 교과 전형이 '유령' 전형이 된 셈이다. 이들 대학에 수시로 입학하려는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학종만을 준비해야 한다. 

 

학종은 교과와 비교과의 학생부에 자기소개서, 면접, 교사추천서 등을 활용해 대학 입학사정관이 종합적인 정성평가로 뽑는 전형이다. 반면, 교과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 위주로 정량평가로 선발한다. 

 

이들 대학은 고교 학생부 교과 성적보다 입학사정관의 정성평가에 중점을 둔 것이다. 서울대는 자신들이 입학안내서에서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노력, 의지, 열정, 적극성, 도전 정신, 발전 가능성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이런 외피를 쓰고, 외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학생을 더 뽑는 또 다른 통로로 이용했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가 지난해 4월 12일 연 '학생부 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나온 분석을 보면 서울 소재 10개 사립대학 2017학년도 입시 결과, 학종으로 특목고 학생을 15.5%(1607명)나 뽑았다. 정시와 수시 전형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교과 전형 1.3%(30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사고 학생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학종으로 8.3%(859명)를 뽑았다. 논술 전형 15.1%와 정시인 수능 16.9%보다는 낮지만, 교과 전형 0.2%(5명)와 비교하면 7배가량 높은 비율이다. 

 

반면, 일반고의 경우 교과 전형으로 뽑힌 학생 비율이 92%이지만 학종으로 선발된 학생은 63.5%로 30%가량 뚝 떨어졌다. 정시와 수시 통틀어 교과 전형은 일반고 학생을 가장 많이 뽑는 전형이었다. 일반고 학생들을 가장 많이 뽑는 교과 전형을 외면하고 학종을 확대하는 것은 일반고 학생들보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더 뽑아가겠다는 얘기다. 

 

학종을 놓고 부모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비교과 사교육과 입시컨설팅 등으로 준비하는 학생이 유리하다는 이른바 '금수저 전형'이라는 딱지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종이 계속 확대되면 학종으로 주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특목고나 자사고에 입학하려는 중학교 때부터의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속셈으로, 이들 대학은 전형유형에서 학종을 확대하는 것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학년도에 전체 대학 평균 16.1%를 차지한 학종 비율은 해마다 늘어 2019학년도에 24.4%였다. 2019학년도 수치를 보면 이들 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의 학종 비율이 33.4%에 이른 데 반해, 비수도권 대학은 19.2%에 그쳤다. 비수도권 대학은 교과 전형 53.1%로 가장 많은 비중으로 학생을 선발한 것이다. 

 

충북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부 전형에 대해 "물리적으로 학생부 개별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판박이 작성이나 학생에게 직접 작성하게 하는 등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학종을 대폭 늘린 대학이 '고교교육 기여대학'이라면서 수십억 원을 지원했다. 교육부가 지난 달 17일 공개한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보면 건국대에 12억 2700만 원, 경희대 16억 6300만 원, 동국대 8억 5700만 원, 서강대 8억 7300만 원, 서울대 20억 6600만 원, 성균관대 9억 48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종 확대'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꼴이다. 

 

김학한 전교조 정책실장은 "고교평준화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을 확대함으로써 계층 간, 지역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특권학교 폐지와 일반고 활성화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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