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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서울까지, "노동자 투쟁현장 간다"

8년째… 방학이면 연대활동 펼치고 있는 신선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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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정
기사입력 2018-07-12

 

 

방학이 되면 전국의 장기투쟁사업장을 돌며 연대투쟁에 나서는 교사가 있다. 순천 승주중학교 신선식 교사다. 올 여름방학에도 창원지엠대우 비정규직 농성장을 시작으로 반올림 농성장까지 총 일곱 군데 장기투쟁사업장을 거쳐 청와대 앞 전교조 농상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투쟁사업장 연대활동을 함께 펼치는 이들은 주로 전교조 교사들이다. 해를 거듭하다 보니 대학생, 시민들도 함께 하겠다고 해서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처음 시작은 2011년. 신선식 교사가 전태일노동대학을 졸업하던 해, 책을 통해 배웠던 세상이 현실에서는 어떤지 알고 싶었다. 혼자서 배낭을 메고 대중교통으로 다닐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고민하다가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에 도움을 받기로 했다.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숙식을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는 투쟁현장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소규모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현장으로 가게 됐다. 

 

다음 해 2012년 겨울방학, 신 교사는 "나가 올 겨울방학 때도 갈끼다. 같이 가면 좋겠다"라고 아는 교사들한테 문자를 보냈다. 함께 가자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못 간다고 대신 성금을 전해달라고 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그러다가 투쟁성금 모금이 시작됐다. 함께 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면서 전북에서도 서울에서도 대전에서도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투쟁성금 모금이 진행됐다. 초기에는 함께 방문하는 이들이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소액으로 성금을 전달했다가 모금액의 규모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 운영에 도움이 될 정도의 성금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올해로 벌써 8년 째다. 책에 나와 있는 것과 현실은 달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처음 갔던 투쟁사업장 중 아직도 싸우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 그리고 긴 시간 어렵게 싸웠는데 안타깝게 투쟁이 마무리되는 경우를 보면 마음이 많이 아팠다. 간혹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문자를 받기도 하는데 그럴 때가 가장 기쁘다. 연대활동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건 이길지 확신이 안 서는 싸움일지라도 그분들이 싸우면서 버텨줌으로 인해 우리 사회도 같이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굴뚝에 올라가고 광고탑에 올라가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영웅이라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되면 여기저기 덩달아서 사회문제가 해결된다. 그들은 학생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었다. 

 

신선식 교사는 중학교에서 역사와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한테 "니그들이 움직여야 문제가 해결된다. 어떤 방법이든 찾아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라"고 말하고 "나가 돌아다니면서 뭘 하는 것도 교육이다."라며 개학하면 학생들하고 방학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수업시간에 스피커폰을 켜놓고 노동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학생들이 힘내라는 편지를 써오면 그분들에게 전해준다. 

 

2011년 만난 60대 전후의 광주서구청 청소노동자들의 당부가 생생하다. "어디서 들응게 유럽은 초등학교 때부터 노조도 갈치고 단협도 갈치드라. 몰랐다가 늦게사 노조를 해볼랑게 잘 안되고 설득도 잘 안 된다. 샘들이 학교서 갈차주라"고. 신선식 교사는 제안한다. "전교조의 문제도 혼자서 풀려 하지 말고 나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연대단체들과 같이 풀어나가자"고. 올 여름방학 방문 기간은 8월 6일부터 10일까지다. 모금은 7월 17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에 방문할 곳은 △창원지엠대우비정규직 △울산과학대청소노동자농성천막 △구미아사히비정규직노조 농성 천막 △전주시청 택시노동자고공농성장 △서울콜트콜텍 농성장 △반올림 농성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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