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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각 부처, 앞다퉈 적폐청산… 고용노동부만 '묵묵부답'

노동행정개혁위의 '법외노조 통보 취소 권고'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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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기사입력 2018-08-30

 

지난해 문재인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적폐청산'을 첫 번째 과제로 내놨다. 그 후 각 정부 부처에서는 이른바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불공정하고 위법한 정책, 행정처분, 관행 등을 앞다퉈 조사해 발표했다.

 

TF에서 조사한 결과와 권고는 다시 각 부처로 넘어가 재발 방지, 조직혁신 방안 등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로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결과에 대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국민 대다수의 뜻을 거스르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권력의 횡포이자 교육의 세계적 흐름을 외면한 시대착오적 역사교육 농단이다."라며 사과했다.

 

또한, 진상조사위의 권고에 따라 역사과 교육과정 개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자 검찰 수사 의뢰·징계 등 신분상 조치 등을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놨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을 취소하고 시국선언으로 제외된 교원에게도 스승의 날 표창을 하라는 권고안을 그대로 이행했다.

 

국가보훈처도 마찬가지다. '위법·부당행위를 반복한 보훈행정'을 지적하며 재발방지위원회를 운영하라는 보훈혁신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지난달 13일에 "국가보훈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를 발족했다. 상황은 국방부도 다르지 않다. 국방부는 군 적폐청산 위원회에서 권고한 안을 받아들여 관련 법령 개정과 잘못된 관행을 금지하고 처벌 조항까지 포함해 규정을 바꿀 것을 약속했다.

 

'보존과 이용'이라는 반대 입장으로 갈등이 컸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시절 비밀 대책반을 운영한 것을 밝히면서 '보존'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비밀 대책반은 이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을 동원해 문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28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 가한 경찰의 진압은 '공권력을 과잉 행사해 인권을 침해한 사실'로 규정하며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사건을 취하할 것을 권고했다.

 

그렇다면 고용노동부는 어떨까. 지난달 1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로 통보한 행정처분을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관련해 2014년 대법원이 직접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에 대해 재항고 이유서를 대신 썼다는 정황이 드러났고 지난달 28일 검찰은 재항고 이유서가 고용노동부 측 변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행정조치를 취소하는 것보다는 법령상 문제가 되는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상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직권취소를 할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0일, 고용노동청 앞에서 있는 기자회견에서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자료를 찾아보니 고용노동부 직원이 546명이더라. 그런데 부당한 지침과 압박에 대해 누구 하나 저항했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 누구 하나 징계나 주의 등 행정조치 받았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김민수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세계 7대 불가사의 들어봤는데 8대 불가사의는 처음 듣는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 상황을 가리켜 많은 조합원이 세계 8대 불가사의에 들어간다고 얘기하고 있다."라며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보낸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지 않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적폐청산 TF가 권고한 즉시 중단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법·부당행위를 막기 위한 재발방지위원회, 방향을 바꾼 정책, 지난 과오에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부처….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적폐청산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여주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10월 24일, 전교조는 법외노조 5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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