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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여 탄원서 민원 접수, 직권취소로 답하라

[현장] 전교조, 릴레이 민원접수 투쟁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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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기사입력 2019-04-27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기념일을 한 달여 앞둔 426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 인근.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전남, 전북, 제주 등 9개 시·도를 출발한 전교조 30, 법외노조 희망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교사와 연대단체 인사들 손에는 소속 학교와 지역에서 받은 탄원서를 담은 상자가 들렸다. 이날은 전교조가 진행하는 법외노조 직권 취소 촉구 릴레이 민원접수 투쟁 마지막 날이었다. 이들 시·도지부가 모은 탄원서는 37000여 부에 달했다.  

 

 

▲ 전교조가 진행하는 릴레이 민원 접수 마지막 날인 26일 광주 등 9개 시도 교사들과 연대단체 인사들이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 최승훈<오늘의교육> 기자

 

지난 전교조 30년 역사가 우리 사회 후퇴를 막았고, 전진을 견인했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 온 역사다. 친일, 친미에 빌붙어 권력 유지한 집단이 전교조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재벌들의 독식 사회를 만들려고 전교조 탄압을 자행했다. 전국의 노동자, 교사들이, 국민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요구한다.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 취소하라.”(윤부식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여는 말에서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전락한 전교조 법적지위를 회복하라는 것이다. 1700만 촛불의 명령이었고, 지난 정권 대표적 교육적폐였다. 촛불에 의해 들어선 정권에서 해결하라는 것이 촛불의 명령이었다.”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권은 수 차례 법외노조 철회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170여 일이나 청와대 앞 농성, 단식, 삭발이 있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는 정치적, 법률적 문제가 아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는 정의와 상식을 회복하는 문제다. 이 정부가 진정으로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면 전교조 법외노조를 즉각 직권취소해야 한다. 전교조 결정 30주년교사대회가 열리는 525일이 마지노선이다. 그날까지 반드시 해결하라.”라고 거듭 촉구했다.

 

기자회견으로 출정식을 갈음한 300여 명의 교사와 연대단체 인사들은 동료 교사와 지역 인사들이 자필로 쓴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청와대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광화문과 경복궁 등을 지나는 서울시민들에게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직권 취소 당위성 등을 알렸다.

 

법외노조 직권취소, 청와대가 결단하라

법외노조 취소하고, 노동3권 쟁취하자

 

이날은 아이들과 함께 올라온 교사들이 눈에 띄었다. 딸과 함께 온 경남의 한 교사는 체험학습을 내고 함께 왔다. 딸이 정확한 내용은 모를 수도 있는데, 대통령에게 직접 민원을 제출하는 것이, 아빠가 내는 것을 보는 것이 큰 체험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함께 온 자녀의 손에도 탄원서가 담긴 상자가 들려 있었다.  

 

 

 

▲ 26일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는 전교조 교사들과 연대단체 인사들    © 최승훈<오늘의교육> 기자

 

50여 분을 걸어, 445분경 청와대 사랑채에 도달한 교사들은 이날도 청와대에 직접 탄원서를 제출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역시 경찰이었다. 도로 2개 차선을 이용해서 걸어온 교사들은 이곳에서는 1개 차로만을 허용하는 경찰에 항의했다. 결국 경찰은 교사들의 요구대로 다시 2개 차선을 이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첫째 날(24), 둘째 날(25)과 달리 청와대 앞 분수광장까지 가지 못했다. 경찰이 민원 접수를 위해 이곳을 찾은 교사들에게 단체로 이동하는 것은 집회라며 길을 막은 탓이다. 결국 청와대가 보이는 100여 미터 앞에서 교사들의 발걸음은 멈췄다. 3일 연속 같은 풍경이었다.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기가 찬다. 박근혜 시절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외노조 기간이 더 길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박근혜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아도 모자라는데, 노동개악을 하려고 한다. 거기에 교원노조법도 포함돼 있다.”라며 노동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노동존중 사회인가. 대통령은 ILO 100주년 총회에 가려면 떳떳이 가라. 그렇지 않고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총회도 못 가고, 모든 노동자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사들은 2시간여 동안 청와대에 민원을 제출하기 위해 길을 내어줄 것을 요구했. 청와대를 규탄하고, 전교조를 응원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탄원서를 조직하면서 아직도 법외노조냐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직도라는 말에 암담해 지더라. 희망고문이 따로 없. 우리는 당당히 청와대에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요구한다. 그 출발이 민원서 접수라며 우리 애들 탄원서도 받았는데아빠를 빨리 학교급식 먹게 해 주세요.’라고 썼더라. 급식 먹고 싶다.”라며 웃었다. 송 지부장은 노조 전임을 이유로 지난 2016년 해직됐다

 

 

 

▲ 경찰은 50여 분을 걸어 행진해 온 교사들을 막았다. 교사들은 자신이 학교의 대표자라며 직접 접수를 위한 길을 터줄 것을 요구했다. 3일 연속 같은 상황이었다.     © 최승훈 <오늘의교육> 기자

 

부산에서 온 손지연 노동자겨레하나 대표는 전교조는 참교육의 산실이고, 연대의 상징이다. 우리는 정말 자신의 일처럼 탄원서를 작성했다. 한 노동조합은 700장의 탄원서를 인쇄하기도 했다. 전교조가 다시 합법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했다.

 

손호만 전교조 원직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법외노조로 해직된 34명이 있다. 학교로 돌아가기 위한 원직복직이라는 이름으로 위원회를 만들었다. 아무런 잘못 없이 박근혜 정부의 탄압으로 해직됐기에 원직으로 복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쟁으로 반드시 법외노조 취소하고, 원직복직하자.”라고 강조했다.

 

전날에 이어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은 교사들이 민원접수를 위해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데도  청와대는 학교 대표자 자격으로 참석한 교사들의 탄원서 접수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지부 대표가 탄원서를 접수하고,  확인증을 발급하는 것을 제안했다.

 

전교조는 현장회의를 통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참여한 교사들도 이에 동의했다. 교사들은 지역별로 해당 지부장에게 지역에서 받은 탄원서를 전달했고, 9개 지부장들은 오후 650분 경 청와대가 제공한 버스에 탄원서 상자를 싣고, 청와대를 들어갔다. 전날 위원장에게 위임한 5개 지부의 탄원서 상자도 함께 제출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나와 30분에 걸쳐 탄원서를 접수했다. 청와대는 당초 확인증을 발급하려고 했으나, 지부장들의 문제 제기로 접수증으로 변경해 발급했다. 접수증에는 지역별로 접수한 탄원서 현황과 접수 담당자 서명 등이 담겼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우리는 한 달 동안 탄원서를 받기 위해 학교 현장을 누볐다. 가장 바쁜 시기였지만 법외노조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빨리 끝나야 한다는 염원이자 당위였다. 이 염원을 모아 청와대에 우리 손으로 접수했다. 525일 교사대회 전에 법외노조를 취소시켜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 5월 투쟁에서 만나자.”라고 했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71666부의 탄원서가 작성됐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3일 간의 릴레이 민원 접수 투쟁으로 이 탄원서를 모두 청와대에 접수시켰다. 청와대가 어떤 답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전교조는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국회와 대법원에도 접수시킬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5~6월 투쟁 계획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 교사들은 2시간 동안 항의했다. 그 결과 지부장들이 탄원서를 모아 청와대에 접수하고서 접수증을 받았다.    © 최승훈 <오늘의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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