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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담배도 못사는 아이들 왜 위험한 현장에 밀어넣나"

교육노동단체, 더 나쁜 현장실습 도제학교 법제화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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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7-17

고교 2학년 어린 학생들을 일터로 떠미는 도제학교 제도가 법적 근거도 없이 운영되고 있고 최근 관련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은 책임지지 않은 채 사탕발림으로 학생들을 저임금 노동에 끌어들이는 이 법을 통과시킨다면 국회 역시 현장실습 사고 학생들의 죽음에 공범이 될 것이다.”

 

아이가 나간 현장실습 일터에는 교육도 인권도 없었고 구타하는 상사와 모른 척 하는 관리자가 있을 뿐이었다. 술도 담배도 마트에서 사지 못하는 학생들을 왜 산업 현장에 밀어넣지 못해 안달인가. 교육부가 나서 값싼 노동자로 아이들을 팔아먹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지켜달라.”

 

아이가 특성화고 컴퓨터 관련 학과를 다니다가 엉뚱하게도 현장실습은 식당으로 나가 혹독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이를 이기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3년 동안 배우고 익힌 내용과 상관없는 새로운 일을 하며 일회용으로 쓰다가 버려졌다. 이런 걸 보장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

 

교육노동단체들이 직업계고 학생들을 값싼 노동으로 내모는 더 나쁜 현장실습도제학교를 법제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모진 현장실습 과정에서 세상을 등진 학생들의 유가족들도 법안 통과를 막겠다며 이 자리에 함께 했다.

▲ 고 이민호 학생의 아버지가 발언하고 있다     © 강성란 기자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교조, 민주노총,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6개 단체가 함께하는 현장실습대응회의와 현장실습피해가족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안(도제학교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여는 말에 나선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직업계고가 기업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직업훈련소가 되지 않도록 이 법안을 반드시 막겠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으려면 직업계고 정상화를 통해 교육을 교육답게 해야 한다.”는 말로 도제학교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현재 도제학교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도제학교법안이 가진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이 문제점들이 수정된다고 해도 법률 통과를 지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최은실 법률위원장에 따르면 도제학교법안은 당초 산업현장에 진출한 노동자의 능력향상을 위해 제안된 법률에 '입직자를 교육시켜 채용하는 내용'을 슬그머니 끼워 넣어 도제학교 운영의 근거로 삼고 있다.

 

법에 명시된 기업현장교사는 현장 노동자 중 경력직으로 선정되는데 이들은 실제 자신의 기술을 신규 입직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몰라 도제 교육과는 상관없는 잡일을 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학습기업 지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모두 시행령에 위임해 도제학교 학생들이 교육받을 여건이 제대로 조성되기 어렵기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업계고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입장도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학습근로자의 의무는 있지만 권리 규정은 없어 학습 중 각종 갑질 등 괴롭힘이 있을 때 학교로 돌아갈 방안도 회사에 배상을 요구할 방법도 없다.  

 

최은실 법률위원장은 이 모든 문제 가운데 핵심은 현재 3학년 2학기 혹은 겨울방학 이후로 묶여있는 현장실습을 도제교육이라는 명목하에 2학년 1학기부터 편법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기업은 도제학교로부터 값싼 노동력을 2학년 학생부터 제공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관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 이사장(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현장실습이라는 미명 아래 가장 허드렛일, 취약 노동을 하고있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나서야 할 교육부가 국회 환노위의 법안 논의를 방관하고 있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아이들을 위험한 일터로 2년씩 내보내는 도제학교법을 좌시할 수 없다.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법안 철회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연 전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국영수 편중 입시교육을 하고 있는 42개 자사고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하지만 여기 교육과정의 60% 이상을 교육이 아닌 직무수행에 필요한 훈련으로 채워 넣고 있는 전국 600여개의 직업계고가 있다. 직업계고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나서서 논의해야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더 이상 교육이란 거짓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와 그 근거 법령으로 활용될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과한 법률안의 통과를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국회의 도제학교법안 폐기 현장실습의 다른 이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폐지 직업계고 교육 정상화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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