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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문제 해결 없는 도제교육 우선 도입, 모래위 집 짓기”

국회, 일학습병행제법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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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산업현장의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일학습병행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 나쁜 현장실습이라 불리는 도제학교 운영이 법률로 보장되면서 직업교육의 본질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결점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하지만 첫 토론회는 도제교육 폐기와 제도 보완 주장이 맞섰다.

 

현장실습대응회의와 여영국·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간담회실에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운영실태, 일학습병행제법의 문제점과 대안토론회를 열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여는 말을 통해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일학습병행제가 단순 정책결정자들의 머릿속에서 이상적으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닌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제도로 탈바꿈하기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제교육 중단이 답이다

발제자로 나선 송정미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장은 전남도교육청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전면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도제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정미 센터장은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도제기업에서 주로 하는 일은 그날그날 사업장에서 시키는 박스 옮기기, 창고정리 등’ 43.9%, ‘청소’ 20.4%, ‘허드렛일’ 12.1%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 학생의 절반이 넘는 53.2%도제반 재선택시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도제반에 간 학생들은 생각한 것과 다른 교육에 고통 받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극 개선에 나서고 있고, 학교는 부족한 부분을 바꿔나가자고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말로 도제교육 폐지를 촉구했다.

 

법안이 가진 문제점을 분석한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이 법안은 산업수요를 적극 반영해 일학습병행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독일식 도제교육보다는 기업에 노동력을 공급하는데 주목적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금까지 도제교육이 학습이었다는 정부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는 말로 비판했다.

덧붙여 도제교육의 목적은 현장실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심지어 고3이라는 틀에 묶이지도 않는다. 고교생을 산업현장으로 내모는 것을 중단하고 공교육으로서 직업교육이 제구실을 하기 위한 정비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 국회에서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운영실태 결과 발표와 일학습병행제법 문제점과 대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 강성란

 

김기옥 이리고 교장은 토론을 통해 정부는 우리 사회가 고교 재학생들을 현장 노동에 투입해야할 상황인지 산업 수요에 따른 노동력 제공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료화 해야한다. 도제교육이 졸업 이후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아닌 일시적 기간제 노동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특성화고의 3년 교육과정을 내실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제도 보완 통해 답 찾겠다

제도 보완을 통해 도제교육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환 부천공업고교 교장은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 상당수가 만족하는 이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해야한다. 모든 제도를 없애 취업을 못할 때 특성화고의 존립이 어렵다.”는 말로 제도 보완 요구에 힘을 실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일학습병행제법 필요성을 피력했다. 송달용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은 지난 1월 발표한 고졸취업활성화 방안을 언급하며 입시제도 변화로 잘못된 교육을 바꿀 수 없다. 대통령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취업하고 이후 성공적 경력을 만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고졸 취업의 진정한 의미라고 했다. 22세 이하 청년 75% 이상이 도제교육을 받는 독일처럼 굳이 대학에 가지 않고 고교 졸업만 해도 취업을 할 수 있고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모습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정수 고용노동부 일학습병행정책과장은 일학습병행법으로 학습 근로자의 권리를 강화했다. 운영 결과 부실한 도제기업 지정해제 건의는 적극 검토하겠다.”는 말로 제도 보완의 의지를 보였다.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제도 허점을 지적하는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은실 법률위원장은 “75%라는 독일의 도제교육 비율을 제시했다. 우리는 왜 이 비율로 대학에 진학하는지 두 나라 사이의 엄청난 고용환경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 없이 도제교육 먼저 시작하고 취업률 높이고 직업교육을 살리자는 것은 신기루이며 모래 위 집짓기라고 일갈했다.

 

김기옥 교장도 우리 아이들이 현장실습을 하든 도제교육이든 마이스터고 재학생이든 일을 하고 받는 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도제교육을 마친다고 해서 이 임금이 확연히 올라가지 않는다. 학교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병역 등 관련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안정적 운영의 여지가 생긴다. 특성화고 졸업생을 어떤 로드맵으로 취업까지 유인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엄격한 기준으로 도제기업을 선정해야한다. 학교가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하인호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고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직업교육을 도구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한국 사회의 성장을 위해 어떤 직업교육이 이루어져야하는지 고민하고 그 속에서 현장실습과 도제교육을 어떻게 다룰지 이야기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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