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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등교스케치] 입학식 대신 발열체크로 하루 시작

마스크와 거리두기, 가림판에 가려진 설레임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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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손균자 기자
기사입력 2020-05-27

▲ 교장선생님이 들어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등교수업이 27일 시작되었다. 서울 ㄱ초 1~2학년은 학급을 두 그룹으로 나눠 10여 명씩 격일 등교를 결정했다. 이날은 학생 150여 명이 학교를 찾았다. 긴급돌봄에는 156명이 참여했다.

입학식도 하지 못한 1학년이 처음 학교 가는 날. 부모들은 아이들 손을 잡고 교문 앞에 섰다.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손 흔드는 부모를 뒤로 한 채 학교로 들어선다.

  

▲ 교문 앞에서 엄마 손을 놓자 울음을 터트린 1학년 학생을 교장선생님이 달래고 있다.

 

 엄마 손을 놓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부모들도 쉬이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교문으로 들어서면 거리 두기 발판을 따라 줄을 섰다. 이제 아이들은 한 줄로 서서 발열 체크를 기다리는 것이 등교의 통과의례가 될 것이다. 교실이 어딘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이 안내에 나섰다. 선생님을 따르는 표정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점차 익숙해질 것이다.

 

  ▲ 발열체크를 하기 위해 줄 서있는 기다리는 학생들

 

열 명이 넘는 교사와 지원인력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교문에서 줄 세우기, 현관 두 곳으로 나뉘어 발열 체크, 학생 동선 안내는 물론 이후 타 학년 등교를 염두에 둔 점검이 이어졌다.

 

▲ 체온 측정기 앞에 서 있는 학생    

 

보건교사는 두 현관과 교무실을 넘나들며 상황을 종합하느라 분주했다. 1300여 명에 달하는 학생이 매일 제출하는 자가진단 통계 보고, 검사 학생의 선별진료소 처리내용까지 보고 업무는 계속 늘고 있다. 등교 중에 발열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아찔하다.

ㄱ초 보건교사는 각종 보고 지침은 현장업무의 한계를 넘었다. 발열만으로 119를 부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그렇게 선별진료소 검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구급차 지원이 되지 않아 담임교사가 자차로 데려와야 한다. 학생의 진단결과도 모르는 데 무방비로 노출되는 업무 절차가 타당한가?”라고 반문했다.

 

 교실에서 선생님과의 첫인사. 예년 같으면 서로 소개하고 긴장을 풀기 위한 신체 활동을 먼저 했겠지만, 교사는 출석을 부르고 학교나 교실에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강조한다. 쉬는 시간 화장실 이용이나 휴식 때에도 친구와 거리를 두고 혼자 움직이라는 당부를 재차 전했다.

 

▲ 수업에 앞서 교사가 학교와 교실에서 방역 수칙을 안내하고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드디어 쉬는 시간. 아직 학교 밀집도가 높지 않아 학생들의 화장실 이용에는 큰 혼란이 없다. 방과후강사들이 방역을 지원하며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 손잡이를 소독하느라 바빴다. 화장실을 다녀온 학생들은 각자 자리에서 공깃돌을 만지작거리며 혼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쉬는 시간 각자 공기돌로 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    

 

컴퓨터실에서는 긴급돌봄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었다. 3~6학년 교실을 둘러보니 학급 학생들의 자가진단 현황, 온라인 수업준비 및 학생 접속 현황 등을 살피느라 교사들이 모니터 앞에 앉아있다.

돌봄과 등교수업, 원격수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학교의 상황이 다이나믹하다.

 

▲ 등교 수업에도 긴급돌봄은 계속 운영되어 학생들이 컴퓨터실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1120분부터 급식이 시작되었다. 1, 2학년은 교실 급식을 한다. 1학년은 구청 지원 인력이, 2학년은 급식 종사자들이 배식을 지원하기로 했다.

 

▲ 급식에 앞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 1학년 교사가 팔을 뻗어 보이며 학생들이 거리두기 간격을 가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급식에 앞서 발열 체크를 하고 손을 씻는다. 가림판을 가리는 것으로 급식이 시작되었다.

  

▲ 급식 시간에 학생들이 가림판을 가리고 식사를 하고 있다.    

 

더 먹고 싶은 사람은 말하지 말고 손을 들어주세요.”

차례로 배식한 후 추가 배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사가 직접 반찬통을 들고 나누어주었다. 이날 2학년은 급식실에서 배식 지원을 했지만, 3~4학년이 등교하는 다음 주부터는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한다.

 

저는 급식을 못 먹을 거 같아요.”

학생 급식이 끝날 때까지 교사 식판의 음식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 등교 첫날 급식 배식하느라 한 담임교사는 급식을 받아놓은채 식사를 하지 못했다.

 

급식실에서는 긴급돌봄 학생들의 급식이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배식을 기다리며 마스크 사이로 학생들의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학생들은 식판을 들고 파란 스티커로 표시된 자기 자리에 앉았다. 한 달여 동안 긴급돌봄을 했던 터라 익숙하게 급식이 진행되었다. 다음 주 3~4학년이 등교하면 급식실 상황도 쉽지 않을 듯하다.

   

▲ 급식실에서는 긴급돌봄 학생들의 급식이 진행되었다.     ©

  

1학년들은 입학의 기쁨을 채 발산하지 못하고 하교했다. 등교 시간과 마찬가지로 부모들이 교문 앞을 메웠다.

 

▲   하교 시각 교문 앞에서 부모와 주먹인사를 나누는 학생

 

  

 ▲  등교 첫날, 하교 길에 학부모가 자녀의 입학을 기념하여 촬영하고 있다. 

 

오늘 어땠니?”

 학교 가서 좋았어.”

 뭐가 젤 좋았어?”

 그냥 다 재밌었어.”

  

엄마와의 짧은 대화에 입학 첫날의 흥분이 녹아났다.

아이의 행동을 제약했을 온갖 방역수칙도 등교 첫날의 설레임과 흥분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나 보다.

기대와 걱정이 엉킨 하루가 끝났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하교시킨 교실에서 한숨 한 번 들이키고 다시 원격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 하교 시각 1m 거리두기 발판을 뜀박질 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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