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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에 "오전 원격학습지원 마을학교 개교하다"

코로나 시기 학습공백 해소에 학교·지자체·마을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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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균자 기자
기사입력 2020-07-28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돌봄과 더불어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비단 맞벌이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녀의 원격수업 지원에 피로감이 쌓이고 자녀와의 관계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정상적인 신체활동이나 관계 형성에 제약을 받으면서 무기력과 우울감 등 심리정서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 천왕동 작은도서관 마을학교에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 구로혁신교육지구 제공

  

한 달 두 달 예상하던 기간이 한 학기를 훌쩍 넘기자 원격학습지원을 위한 돌봄 수요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는 거리두기를 위한 학생수 제한과 교실 부족 등의 이유로 오전 원격지원학급 희망자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과밀학교의 경우 긴급돌봄을 책임져야한다는 교육부의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학급당 23~4명에 이르는 학생이 한 교실에서 돌봄 지원을 받고 있다. 서울 천왕초의 경우 220명이 원격학습 지원을 위한 긴급돌봄을 신청했으나 100여명은 더 이상 학교에서 수용할 수가 없었다.

  

▲ 교회에 자리한 마을학교에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 손균자

 

이에 학교는 대기학생들이 오전 원격수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며 마을에서 제공 가능한 공간을 찾고, 자치구에 지원을 요청했다. 아파트 단지내 작은 도서관 관장인 서진미씨는 학교의 요청에 단지별 도서관과 인근 교회 등의 공간을 물색하고 협조를 구했다. 구로혁신교육지구에서 원격학습 지원을 위한 마을공간 발굴, 공간 대관 지원, 마을교사 활동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긴급시기 일사천리로 오전 원격학습지원 마을학교가 개교했다.

  

▲ 천왕동 학교·마을·지자체 담당자들이 마을학교 운영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 구로혁신교육지구 제공

  

지난 7일 문을 연 마을학교는 마을-학교-구로구간 마을학교 업무협약을 맺고 관내 과밀학교 지역인 천왕동(4)과 항동(3) 7개소를 운영 중이며 9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천왕동 3개소는 이미 방과후 마을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던 터라 학생들의 오전 학습 공백을 메워주게 되었다.

 

마을학교 추진 담당자인 유현경 구로구청 온마을교육지원센터장은 마을과 학교, 자치구가 협력하고 마을 작은도서관 등이 공간을 내주어 마을학교의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마을의 돌봄 인프라가 전무한 항동지역에 마을학교가 생겨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 북카페 풍의 천왕동 7단지 마을학교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손균자

  

마을학교는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마을교사 2명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이고 꼼꼼하게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각자의 시간에 맞춰 학습과 놀이를 병행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전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1~4학년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1, 2학년은 EBS 영상 수업 후 교사와 과제를 해결하고, 3~4학년은 각자 태블릿을 이용해 원격수업을 듣고 학습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마을교사가 돕고 있다. 9시에 시작하는 수업은 12시까지 이어지는데 수업을 마치면 각자 원하는 활동이나 놀이를 즐긴다

 

▲ 항동 작은도서관 마을학교에서 저학년학생들이 EBS를 시청하고 있다.    © 구로혁신교육지구 제공

  

교회 공간에 자리잡은 한 마을학교에는 학생들이 들판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원격수업을 들으며, 간간히 모르는 내용을 마을 선생님과 해결하고 있었다. 천왕동 7단지 마을회관은 북카페를 옮겨놓은 듯하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선생님과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혼자서 책을 읽기도 한다. 맞은 편 텅빈 탁구장은 학습을 마친 학생들의 전용 놀이터가 되었다.

 

6단지 작은 도서관 마을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빨리 끝내고 선생님과 놀이터에 가는 즐거움에 빠졌다. 학교에 비해 공간이 주는 자유로움과 시간을 스스로 조정하며 신체 활동을 할 수 있어 아이들의 표정도 가볍다.

“2학년 돌봄교실에 다녔는데 그때보다 훨씬 좋아요. 선생님이 모르는 거 바로 알려주시고, 수업 빨리 끝나면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어서 좋아요.” 3학년 학생이 마을학교에서 즐거운 이유이다.

 

▲ 항동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야외 놀이를 즐기고 있다.    © 구로혁신교육지구 제공

 

서진미씨는 실제로 해보니 3, 4학년 아이들도 원격 수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하나하나 설명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적은 학생 수에 교사가 2명이라 세심하게 살필 수 있고, 강한 규율로 강제할 필요도 없다. 평소에도 알고 지내는 동네 아이들이라 교사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고 마을학교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렇게라도 원격학습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라는 서씨는 코로나 상황에서 안정적인 마을의 돌봄 및 학습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고 학교 긴급돌봄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시작된 고민을 마을과 지자체, 학교가 공유하면서 탄생한 마을학교.

천왕초 방대곤 교장은 시작은 작지만, 마을학교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효율성에 기대어 돌봄을 학교에만 맡길 게 아니라 마을 돌봄생태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고 지자체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 마을 공간이나 시설도 적극적으로 찾아보면 충분히 있다.”며 마을학교가 연초에 계획없이 진행되었지만, 지자체의 적극적인 검토와 확장을 주문했다.

 

▲ 창밖으로 수목이 펼쳐져 더욱 편해 보이는 공간에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 손균자

 

궁하면 통한'구로혁신교육지구의 원격학습지원 마을학교는 긴급 시기 학생들의 돌봄과 학습격차 해결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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