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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어서와, 온라인 졸업식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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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영·서울 항동초
기사입력 2021-01-19

서울 항동초의 특별한 졸업식

18일 일찌감치 졸업식을 했다.

 

12월에 졸업식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코로나 대응 단계별로 졸업식 형태를 달리할 것을 고민했어야 했는데, 12월 하순에 이르러서는 학급별로 학생들이라도 모여 졸업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교실 포토존  ©

 

급기야 2.5단계.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졸업식은 비대면, 우리 반 30명이 한자리에 모일 수도 없게 되었다. 졸업식은 그렇게 마지막 주제수업이었던 졸업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온라인 졸업식이 되었다. 

 

온라인 졸업식이지만 5-6학년 한창 예민한 시기에 새로운 학교에 전학 와서 일년 내내 원격학습에 충실하게 참여해 준 우리 아이들의 초등 생활을 잘 마무리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함께 한 [진정한 열세 살]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졸업프로젝트

코로나 시국에 용감하게 졸업 앨범을 추진한다는 말을 들어가며 10월에 졸업앨범 제작업체를 선정했다. 때마침 1단계가 잠시나마 유지되면서 졸업앨범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우리의 졸업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등교 수업이 주2회 이상 유지될 것을 전제로 한 계획이었으나 언제든 원격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이제 온라인 학습에 교사도 학생도 어느 정도 적응된 만큼 10~11월에 웬만한 주제 학습을 마무리 하고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졸업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세 가지 테마로 초등학교 생활 정리 / 초등학습 마무리 / 졸업식 준비를 잡았다. 당연히 주3회 이상 등교는 가능할 줄 알고 계획했던 원대한 졸업식의 모습은 점점 무대가 좁아져 12월에는 급기야 학급단위 졸업식으로, 다시 학생들만의 졸업식으로, 마지막으로 온라인 졸업식으로 바뀌어야 했다.

 

유튜브라이브, 생애 첫 도전

이학습터를 기반으로 1년간 원격수업을 이어왔다. 교사-학생 소통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개설한 학급 밴드에 라이브방송 기능이 있어 지난 5월부터 밴드라이브는 우리 6학년 학생들에게 일상이 되었다. 2학기부터는 수업 내용에 따라 줌을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졸업식에는 어떤 도구가 적절할까? 6학년 교사들은 몇 가지 기준을 세워 보았다.

 

1. 접근이 용이할 것 (그 동안 학생들이 사용해본 도구 중에서 선택하는 것을 우선에 두면 줌 또는 밴드가 떠올랐다.)

2. 동영상 시청이 원활할 것 (동영상 끊김이 잦은 줌보다는 밴드라이브가 낫다.)

3. 온 가족이 시청할 수 있을 것 (학급밴드는 회원가입이 필요하므로 학생만 접속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4. 가능하면 큰 화면으로 시청이 가능할 것 (인터넷 TV로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우리의 결론은 유튜브 실시간스트리밍이었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방송담당 교사도 없고 1년 내내 유투브스트리밍을 해본 적도 없었다.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어차피 지난 1년은 도전의 연속아니었나. 원격 수업도,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주제수업도 도전해보니 할만 했다. 유튜브스트리밍도 그렇게 그냥 한번 해보기로!’ 했다.

 

▲ 온라인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교장실에서 졸업장을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마무리한 졸업프로젝트

온라인 졸업식을 준비하며 학교에서 아이들과 활동을 통해 채워야할 소소한 내용들을 원격수업으로 해결했다. 기존의 졸업식에 비해 교사들의 수고가 더해졌다. 상장 만들기, 영상 촬영 등을 아이들에게 과제로 주었고, 교사들은 과제 제출을 채근해야했다. 그럼에도 영상을 제출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1년 동안 실시간 수업에 함께하고 매일매일 과제를 제출해 온 우리 아이들도 지칠만 하지 않은가? 부모님께 드릴 감사장, 자신에게 주는 상장 이름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1년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초등생활 노하우를 정말 번듯하게 써냈다.

 

그리고 드디어 졸업식이다.

오전 9시 유튜브 실시간스트리밍을 준비하며 830분부터 접속을 확인했다. 졸업식이 시작되고, 아이들의 어린시절 사진을 모아 제작한 영상을 상영했다. 국민의례, 학사 보고 등 본식 이후에는 6학년을 돌아보는 영상과 졸업생의 한 마디를 상영했다. 담임교사 축하 인사도 이어졌다. 교실에서는 컴퓨터로 유튜브에 접속한 뒤 졸업식 PPT를 준비했다. 여기에 OBS Studio, 키네마스터, 알씨동영상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졸업식을 마친 뒤에는 학급별 소규모 상장 수여식이 이어졌다. 10시 이후 아이들은 10명 이내로 모둠을 이뤄 등교했다. 교장실에서 워킹스루 방식으로 상장 및 선물을 수여하고 교장실 인근에 포토존을 만들어 모둠별로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교실로 올라와 앨범 및 선물 증정 시간을 가진 뒤 교실 포토존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마무리

졸업식마저 온라인으로 한다고 하니 학생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으로 졸업식을 진행하며 전해지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어린 시절 사진으로 제작한 영상, 6학년 학교 생활을 담은 영상, 학생들의 셀프 동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보고 부모님도 아이들도, 동료 교사들도 만족하는 졸업식이 되었다. 

 

▲ 온라인 졸업식을 마친 뒤 아이들이 교실에서 소그룹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강당에서 시끌벅적한 졸업식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각 가정에서 참여하여 졸업식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온라인 졸업식의 장점이었다. 각자 느낌 의미와 소감을 개인 채팅으로 담임선생님께 전한 학부모와 학생들도 몇몇 있어서 교사들에겐 더 큰 보람이었다.

 

온라인 졸업식을 마치자마자 소그룹으로 학교에 모인 학생들과 교장실에서 워킹스루 상장수여식을 진행하고 교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진정한 열세 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찍은 사진을 부모님들께 전송하는 것으로 교사들은 졸업식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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