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뷰|유쾌함과 당당함에서 오는 '끌림'

- 작게+ 크게

김상정
기사입력 2021-03-05

황유리 교사, 전교조 1세대 박지희 교사를 만나다

 2030을 대표하는 조합원이 있다. 올해 전교조 부위원장을 맡은 황유리 교사다. 교육희망이 전교조 1세대 만남을 황유리 교사에게 제안했을 때 그는 초등 국어과 연수에서 강사로 만난 박지희 교사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해직교사로 전교조와 함께 20대를 보낸 박지희 교사가 궁금하다고 했다. 

 

 지난달 17일, 황유리 교사는 박지희 교사가 쓴 '온작품이 열렸다. 낭독극이 열렸다'라는 책을 들고 도봉초등학교 교장실을 찾았다. 책에 담긴 학교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에 힘이 전해졌다는 말에 박지희 교사는 "담임교사로서의 30년 삶이 소중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 지난달 17일, 서울 도봉초 교장실에서 박지회 교사(왼쪽)와 황유리 교사가 만났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들

 30년을 담임교사로 살아온 박지희 교사는 2019년부터 도봉초 공모교장으로 살고 있다. 그는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교육과정을 만들고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30년 담임 경험과 더불어 평생 일군 국어과 모임과 지역 모임이 있어 가능했다. 그에게 모임은 '넘어지는 시간과 다시 힘내서 일어서는 시간을 같이 겪는 곳'이었고, '신규교사들의 삶과 고민을 내밀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1988년, 20대 박지희 교사는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 스스로 가입한 그가 전교조에서 만난 교사들은 그야말로 '참 멋졌다.' 지금까지 강의나 모임에서 전교조 조합원임을 밝히는 이유도 전교조에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하는 참 멋진 교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이었다. 

 

 황유리 교사는 기간제교사시절 전교조 신문을 보고 음악수업을 즐겁게 하셨던 전교조 교사에 대한 기억이 전교조 가입으로 이어졌고 박지희 교사가 강의 중 전교조 조합원임을 밝히던 순간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일상적 모임이 다시 살아나야'

 황유리 교사는 전교조 안에서 2030교사들과 모여 생각을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그가 국어과 모임에 가서 조합가입을 권유하면, 흔쾌히 가입하기도 하지만 꺼리는 이들도 있었다. 황유리 교사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박지희 교사는 "전교조는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엄청난 탄압을 받은 단체고 그래서 어쩌면 전교조 가입은 주변의 편견을 넘어서는 확신과 각오가 필요하지만 모임에 가입하는 것은 그렇지 않죠"라고 말하며 사람들과 만나는 방식들이 시대와 세대에 따라 바뀌어야 하고 합법노조가 된 전교조는 젊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젊은 시절 전교조를 소환했다. 

 

 전교조 지회 아래 작은 모임인 '지구모임'. 그시절 서울 북부지역에서는 학년별 모임이 있었고 해마다 새학년 연수에는 매해 500명 남짓한 교사들이 모였다. 박 교사는 "전교조가 다시 살아나려면 공부 하면서 내용을 갖는 지역 모임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며 일상적 모임의 소중함을 떠올렸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었구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황유리 교사도 동료교사에게 상처 받는 일이 종종 있다. 

 박지희 교사도 심한 침체기가 있었다. 우울증도 겪었고 돌이켜보니 공황장애였다. 차등성과급 싸움을 하며 동료 교사와 부딪힌게 큰 상처였다. 학교만 보면 눈물이 났고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학교 밖에서 모임과 강의를 하며 많은 교사들을 만났지만 정작 학교 안에서는 너무 외로웠다. 결국 동료 교사와 교류, 공감 없이 결과만 던지면서 함께 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임을 깨닫고 그는 학교 안 모임을 만들었다. 지독한 우울증도 침체기도 '학교 안 모임'을 하면서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때부터 학교가는게 외롭지가 않았다. 그리고 알게 됐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었다는 것을."

 

 당당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

 박지희 교사는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 동료들과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소중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칭찬받을 기회가 거의 없어요. 나를 알아봐 주는건 결국 동료들이죠. 칭찬계라도 만들어요. 학교 안 교사의 삶이 유쾌하고 재밌으면 그 에너지가 아이들한테 그대로 전달되거든요.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잖아요." 학교에서 서로에게 유쾌한 사람이 되어보자고 말하는 박지희 교사는 교사로서 당당한 삶을 살아가자고 제안한다. 

 

 "아니 노조도 못 만드는 세상이 어딨어요? 아이들에게 불의에 굴복하라고 가르칠 수는 없잖아요. 교사가 당당하지 못하면 애들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무서운 진실이죠. 그래서 저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더라도 전교조를 선택하겠구나 생각해요. 당당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요."

 

 유쾌하고 당당한 데서 오는 끌림이 있다. 전교조는 탄압 앞에서 늘 당당했고 그것은 다시 합법화를 이끈 힘이 됐다. 박지희 교사와 황유리 교사가 전교조 조합원인 이유도 전교조에 대한 끌림이다. 그 끌림은 세대를 아우르고 세대를 잇는다. 20살 차이가 나는 황유리 교사와 박지희 교사의 만남도 그랬다. "밝은 거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황유리 교사와 2030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유쾌하고 당당해지길, 그리고 전교조로 이어지길. 그렇게 도봉초 교장실에서 생태, 환경, 성평등, 인권으로 확장되는 참교육이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은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으로 이어졌다. 세대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telegram URL복사

박지희,황유리,2030 관련기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교육희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