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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ll w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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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주・인천동수초
기사입력 2021-04-01

아침 8시 학교 안 텅빈 주차장! 어디에 주차하십니까?

 


 자, 여러분은 아래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지 아래 보기 중에서 골라 주세요. 

 

 월요일 아침, 웬일인지 도로가 한산합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8시 정각. 주차장이 텅 비어있습니다. 출입구 바로 옆 주차 명당이 비어 있습니다.

 

 보기1, 그 자리에 아무 고민 없이 차를 댄다. 

 보기2,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을 위한 자리니 아무 망설임 없이 포기한다. 

 보기3, 내가 대지 못할 법은 없지만 혹시라도 몸이 불편하거나 사정이 있을 사람을 위해서 양보한다.

 보기는 세 개로 끝입니다. 더 이상의 보기는 없습니다. 

 

 예전에 1번을 택했을 때 일이 생각나네요. 주차를 하고 교실로 가는데 교무부장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왔어요. 차량 앞에 있는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했다, 당장 차를 빼주셔야겠다 하대요. '아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대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지 시종일관 저를 외부인 취급합니다. 큰일이 난 듯 재촉해대니 결국 차를 옮겼지요. 

 

 보기 2번은 그 분을 위해서 왜 포기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이라면 누구든 그 자리에 차를 대도 상관없을 텐데요.  

 

 3번은 '내가 대지 못할 법'이 어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요. 승용차 좌석에도, 엘리베이터 안에도 상석이 존재한다죠? 예의가 넘쳐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게 죄입니다. 게다가 나의 배려와 양보는 자꾸 누군가 한 분을 위한 것으로 특정되는 느낌적인 느낌이 불편합니다. 

 

 아이고, 이게 뭐라고 종일 고민했네요. 저도 참 답답하죠? 벌써 잠자리에 들 시간이니 이만 고민을 끝내겠습니다. 저는 3번을 고르겠습니다. 계속 누가 내게 속삭여도 그냥 자야합니다. '왜 1번을 안 골랐어?' '부담스러워?' '좋은 게 좋은 거라서?' '또 같은 일을 당한다면 그땐 어떡할래?' '싸워 볼 테야?' '모르는 척할래?' '이제 좀 사회생활 하는 법을 알게 된 거야?' '주차, 그게 뭐가 중요해?' '너… 이제 늙었구나?'

 

 화요일 아침, 마침 어제와 같은 시각에 도착했군요. 오늘은 1번을 택할랍니다. 보기 고르는 거 말고, 실제로 명당에 주차를 해 보지요. 와! 이제야 속이 뻥 뚫립니다! Shall w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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