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기 | 고 | 코로나를 살아가는 보건실 이야기

- 작게+ 크게

한혜진·경기 솔개초
기사입력 2021-04-01

끊임없는 방역업무… 외로운 '씨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한지 1년이 지났다. 우여곡절을 거쳐 올해 우리학교 31학급 860여명의 아이들은 저학년은 매일, 다른 학년은 1주일에 3일 등교수업을 한다. 아침마다 마스크를 쓰고 열화상기를 통과해서 한 줄로 교실로 들어가는 진풍경을 보고 있다.

 

 보건실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전에는 하루에 80명도 오던 보건실에 이제는 많아야 20여명의 아이들이 방문한다. 그러나 처치는 더 까다로워졌고 공용으로 쓰는 침대는 쓰러지기 전에는 눕기 어려우며 공용 찜질팩은 한번 쓰고 나면 소독기에 들어간다. 찾아오는 아이들이 줄어들자 나는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생겼고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치료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물론 전에 없던 증상이 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불안과 좌절을 가득 담은 얼굴로 "답답해요.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호소한다. 오죽하겠는가? 아침 8시 40분부터 1시까지 장장 네 시간을 내리지도 못하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아이들! 당연한 일이다. 나는 청진기로 호흡음을 확인하고 산소포화도를 측정한뒤 정상임을 알려주면서, "숨을 잘 쉬고 있고 산소 공급도 잘 되고 있어. 하지만, 답답할 수 있으니, 나가서 마스크 벗고 심호흡 열 번 하고 와!" 하고 말했다. 아이는 바깥으로 나가서 심호흡을 한 뒤 마스크를 쓰고 체념과 결의의 눈빛으로 "이제 다 나았어요"하고 돌아갔다.

 

 수업을 하고 있다. 6학년 보건수업은 아이들이 다 나오는 이틀동안 몰아서 하고 있다. 떨어져 앉아 있고 모둠학습도 할 수 없다. 아이들은 전보다 친구들과 덜 장년치고 조심스럽고 풀이 죽어 있다.

 

 매일 해야 하는 보고는 큰 일과 중 하나다. 예전처럼 공람은 돌리지 않지만 메신저의 "공용문서"가 제시간에 완성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를 다시 채근하여 입력하고 확인하는 일도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인근에서 감염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걸려오는 민원전화도 많아졌다. 

 

 판데믹 상황에서 보건교사는 방역인력을 뽑고, 월급을 품의하고, 소독을 하고, 마스크와 소독제를 받으러 보건소와 교육지원청을 다녀와야 했다. 중국에서 오기 때문에 통관번호를 적는 체온계를 사서 나눠줬고, 고장난 열화상기를 붙들고 혼자서 씨름하다 서러워 울었다고도 한다. 

 

 교내확진자가 발생하여 교육지원청과 보건소의 요구사항을 들으며 안내문을 만들고, 민원전화를 받으며, 선별검사대상 및 일정을 조율하고 선별검사소를 만드느라, 야근에 주말근무도 해야 했던 얘기도 숱하게 들었다. 

 

 보건교사들은 이렇게 코로나19를 살고 있다. 부디 많은 동료선생님들이 이 상황에서 보건교사와 더불어 일하며 어려움이 극복하길 바란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지 않는다면 판데믹 상황이 끝난들 나아지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telegram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교육희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