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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불참러의 눈으로 회식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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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주·인천 동수초
기사입력 2021-04-29

회식 사회의 종말

 

 

회식 사회의 종말이라니? 반가운가? 아쉬운가?

 

어지간하면 회식에 불참했던 나같은 사람은 크게 아쉬울 것도 반가울 것도 없다.

우선 관리자 입장에서 회식을 살펴보자. 들어가보니 상석을 비워놓고 부하직원들이 주욱 앉아 대기하고 있다. 내가 도착해야 이 회식이 시작되고 내가 수저를 들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 상하관계가 눈으로 확인되는 자리, 자기 위치의 우월함을 확인받는 흐뭇한 자리, 그 자리를 마다할 관리자는 드물다. 그러니 관리자보다 늦게 도착한 사람은 눈치를 보게 되고, 본능적으로 관리자 테이블에서 가장 멀리 앉으려 한다. 그나마 교직 사회는 회식 횟수가 적은 편이니 다행이다. 그러나, 그 자리를 즐기는 관리자와 같은 위치에 있고 싶은 사람은 다를 것이다. 소소한 정보라도 얻을 게 있고 친밀한 관계 맺음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은 아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들만의 리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니 열외.

 

마지막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의 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짜 안 불편했나? 우리가 돈이 없나? 시간이 없나? 본인이 원하는 소통과 관계 맺는 방법이 사실 따로 있지 않은가?

 

이런 복잡한 사실과는 별개로 나는 테이블 세팅 순간부터 불편하다. 앉자마자 자기 일이라는 듯이 테이블 세팅을 시작하는 후배 교사도. 누가 하면 어때? 라고 말하면서 수저를 놓으며 후배들을 어쩡쩡하게 만드는 선배도 불편하다. 우리 사회에서 부지런히 예의를 갖추는 일이 불편한 나는 역시 프로불참러.

 

워라밸이 뜨면서 회식문화는 방향을 잃었고 코로나19는 그 속도를 더해줬다. 모두 차렷으로 앉아 기다리다가 침 튀겨가며 음식을 나눠 먹고 테이블 이곳저곳을 다니며 술 따르며 친해지는 방법만 알고 있다면 더 궁리해 볼 일이다. 격동의 시대를 넘어 P.C 1세기(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각자도생의 회식를 넘어서 진정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프로불참러는 어째 이리 고소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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