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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5·18이 미얀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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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원·광주살레시오고
기사입력 2021-04-29

미얀마 시민들의 외침에 연대를 표시하고
희망가를 함께 부르자
끝내 미얀마 시민은 승리할 것이다

지난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사 쿠데타가 내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냄비를 두드리며 군부에 저항하던 시민들이 하나둘 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껏 다수의 버마족으로부터 핍박을 받아온 소수민족들도, 무력을 앞세워 권력을 찬탈한 군부에 맞서 연대하기 시작했다. 이제 미얀마는 군부와 시민이 서로 적이 되어 대치하는 형국이다. 

 

 군부는 시위대가 아닌 학생들과 서너 살배기 어린이들에게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있다. 그들에게서 일말의 윤리나 성찰을 기대할 수조차 없다. 상명하복의 규율만 남은 그들에게 시민은 응징해야 할 적일 뿐이다. 지금 미얀마는 이성을 허락하지 않는 야만의 땅이다. 

 

 SNS를 통해 그 참혹한 순간을 우린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아이의 주검 앞에 울부짖는 부모의 절규를 무시로 마주한다. 관 속 주검을 감싼 형형색색의 꽃장식은 화려하기에 더더욱 서럽고 비통하다. 모두가 매일 타전되는 희생자 수에 발만 동동 구를 뿐, 무력감에 가슴을 친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군부의 진압은 갈수록 포악해지고 있다. 시민들의 희생이 나날이 늘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 미얀마에는 그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전무한 상태다. 목숨 걸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시민들의 결기는 과연 군부의 잔혹한 폭력 앞에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그들에겐 서로 어깨를 겯을 이웃이 있고,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있으며, 끝내 승리하리라는 희망도 있다. 죽기를 각오한 결기의 원천이다. 다만 한 가지, 그것이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되어 활활 타오르려면 나라 밖 시민들이 보내는 연대의 함성이 필요하다. 지금 미얀마 시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군부의 총칼이 아니라 고립무원의 불안감이다.

 

 '5ㄱ18 광주'가 그랬다. 내게 5.18 당시 가장 '슬픈' 장면을 꼽으라면 이것이다. 철석같이 믿었던 민주주의의 종주국 미국의 배신. 계엄군이 애국가를 발포 명령 삼아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날, 미국 항공모함이 부산을 향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학살을 자행한 계엄군을 진압하기 위한 구원군으로 여겼다. 시민들은 광장에서 얼싸안은 채 희망가를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신군부를 지원하려는 조처였다. 그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을까. 광주 학살로 권좌에 오른 전두환이 가장 먼저 취임 인사차 날아간 곳이 미국 백악관이었다.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하고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후 의혹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시민들은 미국이 신군부와 결탁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항쟁 마지막 날 도청이 계엄군에 의해 함락되는 그 순간까지도 오매불망 그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Everything will be OK." 미얀마 시민들은 세 손가락을 곧추세우며 이렇게 외치고 있다. 민주주의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담고 있지만, 밀려오는 고립감을 견뎌내기 위한 주문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들의 외침에 연대를 표시하고 희망가를 함께 부르는 것이다. 우선 '5ㄱ18 광주'가 그들에게 희망의 근거가 돼야 한다. 끝내 미얀마 시민은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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