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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민주화의 찬란한 봄을 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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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정
기사입력 2021-04-29

신규교사 모두 전교조 가입한 전북 완산중고

지난달 7일 오후 4, 전교조 전북지부에서는 아주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올해 완산중고에 채용된 교사들이 모두 조합원으로 가입하면서 이를 환영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전교조 조합원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완산중·고 신규교사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전교조가 걸어온 길,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로 시작된 만남은 완산중·20대 신규교사들의 수평적이고 행복한 학교생활 이야기로 이어졌고 내내 웃음소리와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그것이 전교조 조합원이 된 이유이기도 했다.

 

 

▲ 전교조 전북지부 강당에서 4월 7일 오후 4시, 완상중고 신규교사들이자 전교조 신규조합원과 송욱진 지부장, 문병현 전주중등지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상정

 

2019년 완산학원 재단 관계자의 각종비리가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급식, 복지 등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할 예산까지도 횡령하는 등 광범위한 비리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해 9, 8명의 임시이사가 파견되면서 완산학원은 관선임시이사체제로 학교정상화의 길을 걸었다. 완산학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구성원들의 상처에 대한 치유와 공감, 투명한 예산사용, 학교자치 등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통한 학교정상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질높은 학교급식으로 고역이었던 점심시간은 행복한 시간이 됐다.

 

 

학교정상화 소식은 지역사회에도 널리 알려졌던 터라 올해 신규교사채용은 34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완산중 7, 완산여고 3)의 신규교사가 채용되면서 곧바로 학급운영, 학생 인권 및 교권 등 각 분야에 내로라하는 교사 강사들로 이틀에 걸쳐 신규교사 연수도 진행했다. 신규교사들에게 연수에서 만났던 전교조 교사들의 모습은 전교조 가입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환영식에서는 전교조 조합원들과 신규조합원간의 이야기꽃이 활짝 폈다. 이곳이 첫 직장인 교사는 2명이었고 8명의 교사들은 모두 이전에 다른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이들이었다. 이들이 완산중고에 오기 전 겪은 학교의 모습은 수직적이고 비민주적인 문화가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10시 이전에 퇴근한 날이 1년 중 10일도 안 되었으며,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라고 불렸던 적이 다반사였다. 복장 지적을 당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었다며 이전 학교에서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올해 신규교사로 근 두 달을 지낸 완산중고는 이전 학교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수평적이며 민주적인 학교문화가 가장 맘에 들었다. 교장실은 늘 열려있었다. 하루에 한번 이상은 먼저 교장실 문을 두드리고 상담을 나눈다. 동료교사들은 힘든 거 없냐고 먼저 물어오기도 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도 내줬다. 이렇게 만남과 상담이 원활하다보니 자연스레 학생들과도 소통을 잘하게 됐다. 이전 사립학교에서는 교무실에 있는 게 싫었다던 한 교사는 지금은 교무실에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당연히 수업시간도 행복하다는 그의 말에 환호성이 나왔다. 전주지역 사립학교의 비민주적 문화를 겪다 완산중고에서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접하고 그 문화를 일궈가는 전교조 교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전교조 조합원 가입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10명의 신규교사들은 모두 전교조 조합원이 됐다.

 

 

▲ 신규조합원 환영회와 전주중등지회 출범식이 끝나고 완산학원 사람들이 함께 전교조 전북지부 사무실을 나섰다. 처음으로 전교조 사무실을 찾은 날을 사진에 담았다.   © 김상정

 

 

환영자리에는 완산학원의 민주화를 일구고 있는 완산중고 분회장과 교장·교감도 함께 했다. 박준 완산중 분회장은 "학교가 정상화되도록 열심히 노력했고 꽤 오랫동안 학교에서 마지막 전교조 세대로 있었는데 이번에 신규 조합원들과 함께 해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평조합원으로 전교조를 지켜왔던 이승호 완산여고 분회장은 신규교사들을 멀리서만 봐도 흐뭇하다며 "참교육 실천의 초심으로 좋은 교육자가 되고 좋은 학교현장이 될 수 있도록 완산학원의 학교민주화를 위해서 초석이 되자"며 환영의 말을 전했다. 환영회와 함께 열린 '봄 따러 가세'라는 제목의 2021년 지회출범식도 그래서 모두에게 특별한 보람과 기억의 자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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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학원, 완산중고, 사학민주화, 신규교사 가입,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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