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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찾아 떠나는 '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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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강원상평초
기사입력 2021-04-29

아이의 말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잔치를 꿈꾸며
지난 7년의 잔치와 우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코로나 검사하기 전날

친구들이랑 음성나와라 

제발 제발 이렇게 빌고 잤는데

다음날 선생님께서 카톡으로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그러셔서

억장이 무너지고 무섭고 

떨리고 긴장이 됐다.

막상 코로나 검사를 

하고 나니까

너무 재밌고 웃기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좋았다. 

     [코로나 검사/5학년 조○○]

 

3학년 영지가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울어서 동생이 울었다.

코로나 검사할 때 

손이 자꾸 올라갔다.

나도 손이 올라갈까봐 

뒷짐을 졌다.

[코로나검사의 뒷짐/5학년 박○○]

 

 시골이라 코로나검사 받을 일 없을 줄 알았는데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마음 졸이던 일도, 검사 때 보여준 의연한 몸짓도 고스란히 시로 남았다. '설악어린이노래잔치'에 응모하려고 아이들의 말과 글을 차곡차곡 모아둔다. 

 

 아이의 말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잔치를 꿈꾸며 지회에서 시작한 '설악 어린이노래잔치'가 어느덧 일곱 해에 이르고 있다. 함께여서 빛났던 그 시간이 작년부터 달라졌다. 코로나로 교실에 찾아가 노래잔치를 벌이며 지난 7년의 '잔치'를 되돌아본다. '우리'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가네코 미스즈의 동시가 떠올랐다.

 

아침놀 붉은 놀

풍어다

참정어리

풍어다.

 

항구는 축제로

들떠 있지만

바닷속에서는

몇만 마리

정어리의 장례식

열리고 있겠지.

[풍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금 떠올려 보게 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섭생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서 우리가 이룬 문화와 제례에 감춰진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각자의 모성에 충실한 두 어머니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시는 어떤가? 

 

어린애가

새끼 참새를

붙잡았다.

 

그 아이의

어머니

웃고 있었다.

 

참새의

어머니

그걸 보고 있었다.

 

지붕에서

울음소리 참으며

그걸 보고 있었다. 

[참새의 어머니] 

 

 인간으로서 짓는 필연적인 죄와 허물에 대해 곱씹게 된다.

 

벌은 꽃 속에,

꽃은 정원 속에,

정원은 토담 속에,

토담은 마을 속에,

마을은 나라 속에,

나라는 세계 속에,

세계는 하느님 속에,

 

그래서, 그래서, 하느님은,

작은 벌 속에.

[벌과 하느님]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 광대한 것으로 나아갔다 회귀한다. 작은 것이라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대해선 안 된다는 믿음이 여기 있다. 

 

 요즘도 가네코 미스즈의 시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를 가까이 두고 들춰본다. 시집 안 어디에도 해답은 없지만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단순하고도 웅숭깊은 질문. 

 

내가 양팔을 활짝 펼쳐도,

하늘을 조금도 날 수 없지만,

날으는 작은 새는 나처럼,

땅 위를 빨리는 달릴 수 없어.

내가 몸을 흔들어도,

고운 소리 나지 않지만

저 우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 알지는 못해.

 

방울과, 작은 새와, 그리고 나,

모두 달라서, 모두가 좋아.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모든 예상과 전망을 무위로 만들어버린 시간임에도 어김없이 '찾아가는 설악 어린이노래잔치'를 준비한다. 아이들이 만든 통일노래는 가을에 '제진역'에서 열릴 통일노래잔치에 올려보자며 한 걸음 더 내딛는다. 다른 우리가 되어 부르는, 모두가 달라서, 모두가 좋은 노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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